국제화 캠퍼스를 위한 배려와 관심
국제화 캠퍼스를 위한 배려와 관심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11.22
  • 호수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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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수<언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09년 현재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 유학생이 6만 5천명을 넘어섰다. 지난 몇 년간 국내 대학들 사이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높아진 한국의 경제적 위상, ‘한류’의 영향으로 아시아권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이미지가 형성되면서 국내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우리 대학에도 중국계가 주축이 되어 42개국에서 유학을 온 3천500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있다. 이 가운데 전공 수업을 듣는 학생 수도 1천270명이나 된다. 본교의 외국인 학생 수 증가에 따라 대학 측에서는 국제협력처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유학생들의 생활 및 학사관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국제봉사동아리인 ‘하이바’에서는 ‘한밀레’라는 유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도우미(멘토)활동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 유학생들의 눈을 통해 본 한국 대학의 국제화 수준은 어떠한가? 대학당국이나 전공학과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회의적인 논의들이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수가 늘었다고 해서 대학의 국제화 수준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대학이 내실있는 국제화 캠퍼스가 되기 위해서 첫째, 대학 당국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 학습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 어학당에서 1년여의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전공과목의 강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대학의 전공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한국어 학습’의 기회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영어전용강의를 더 많이 신설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정작 8~90%가 아시아권 학생들임을 감안할 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능숙한 한국어 소통능력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 대학에서도 전공과목을 들으면서 동시에 캠퍼스 내에서 체계적으로 한국어 학습을 계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대학차원에서 어학원 과정 이후에도 전공과목을 들으면서 동시에 들을 수 있는 한국어 과목의 개설과 한국어 교정 도우미 프로그램 등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둘째는 학생들의 다문화 포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외국에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알 것이다.

외국 유학 중에 만난 몇 명의 친구와 스승이 바로 그 나라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는 데 가장 든든한 가교가 된다는 것을, 또 같이 수업을 듣는 학우들의 도움이 전공과목을 이수하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대부분의 한국학생들은 같은 과의 외국인 학생들에게 먼저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사를 밝히는 데 매우 소극적인 것 같다. 물론 멘토 프로그램이나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행사성 이벤트는 있지만, 실제로 그 나라의 국제화 수준과 다문화 포용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곁에 있는 한국인 친구들의 일상적인 배려와 도움이다. 국제화는 항상 쌍방향적이다. 밖으로 나가는 것 뿐 아니라, 안으로 들어와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통한 국제적 이해와 교류 역시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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