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11.15
  • 호수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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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전에서 뜻을 찾아보면 맹자 어머니가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뜻으로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그 환경의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 부모의 자식에 대한 교육열은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좁은 땅덩이에 자원이 사람뿐인 우리나라가 오늘날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도 우리 부모들의 높고도 지극한 교육열 덕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그들 뒤에 부모님의 극진한 정성과 보살핌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신문에서 미국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골프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안병훈 선수가 역대 최연소(18세)로 우승한 것이 화제라는 기사를 읽었다. 그의 부모는 전 탁구 국가대표인 안재형 선수인데 안 선수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대한항공 감독직을 버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캐디로 아들을 보살펴주고 있다. 그는 국내에 있을 때도 맹부삼천지교로 불릴 만큼 세심하게 아들을 뒷바라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피겨퀸 김연아 선수를 키워낸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에서도, 7형제 모두를 세계적인 음악가로 또는 교수와 사업가로 훌륭하게 길러 낸 지휘자 정명훈 형제들의 어머니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부모님의 공통점은 자식들의 자질을 일찌감치 발견하고 키우기 위해 그에 알맞은 교육환경을 찾아 주저 없이 삶의 근거지조차 옮겼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대판 맹모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하버드나 MIT공대와 같은 유명 대학의 한국 유학생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며 최근에는 기러기 아빠나 조기유학이 맹모삼천지교의 또 다른 패턴(또는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는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우리대학이 우수한 인재가 모여들 수 있는 학풍을 갖춘 대학이 됐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해본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가 스탠포드 대학의 고급 두뇌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컴퓨터 산업의 핵심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대학도 대학별 분화, 또는 특성화로 차별화해 한번 무언가 해볼 만한 대학의 기초체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

때마침 우리학교가 올해로 개교 70주년을 맞아 한양의 새로운 중장기 발전 전략인 뉴 한양 2020(New Hanyang 2020) 비전을 시작했다. ‘뉴 한양 2020’은 대학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요즘 우리대학의 혁신적 발전을 위해 만든 것으로 명문사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함은 물론 2020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과 견줄만한 교육적 기반을 구축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를 위해 10개 명품학과를 집중 육성키로 한다는 대목도 나온다.

요즘 흔히 쓰는 말로 위기는 기회라고 하던가?  오히려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고 대학 간 경쟁이 점차 심해지는 이때에 뉴 한양 2020이 내실 있는 변화, 발전을 이끌어내 특정분야를 특성화함으로써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맹모(孟母)들이 이사 올 수 있는 대학으로 변모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문, 교수, 학생, 직원 등 한양 구성원 모두의 마음을 모은 적극적인 참여와 구성원간의 소통ㆍ배려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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