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기증 논란, 더 나은 연구위한 계기로
난자기증 논란, 더 나은 연구위한 계기로
  • 취재부
  • 승인 2005.11.27
  • 호수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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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이라는 MBC의 ‘PD수첩’ 방송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새턴박사가 황우석 교수 연구팀과 결별하면서 불거진, 난자매매, 연구원 난자 기증의혹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누리꾼들은 MBC ‘PD수첩’ 게시판을 통해 ‘국익을 외면한 보도’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또한 ‘PD수첩’에 광고를 제공하는 기업에는 ‘PD수첩’에 광고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실제로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PD수첩’에 광고를 제공하는 12곳의 광고주 중 11개의 광고주가 광고 중단을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이와 반대로 황우석 교수 후원 인터넷 카페인 ‘아이러브 황우석’의 회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난자기증을 희망하는 지원자도 평균에 비해 40%가 증가했다. 그리고 황우석 교수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PD수첩’에 방송한 주요 내용에 따르면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고 채취한 난자와 연구원이 제공한 난자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PD수첩’은 난자 매매자로 추정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만으로 황우석 교수가 매매된 난자를 이용하고 연구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추론하고 있다. 이때 ‘PD수첩’은 정확한 사실관계의 확인이 없이 많은 사실들을 진실처럼 보도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보도함에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공론화시키는 것이 언론의 기본이다. 이를 지키지 않은 점들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다.

하지만 얼마 전 있었던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에서 ‘PD수첩’에서 제기한 연구원 난자 기증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황우석 교수가 연구에 사용한 난자 중에 연구원이 기증한 난자가 포함되어 있었으면 이를 황우석 교수가 이미 알고 있었던 점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황우석 교수가 이러한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연구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이로써 ‘PD수첩’의 보도 내용이 어느 정도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난자매매, 연구원 난자 기증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확인하고자 하는 시도가 없을 때, 이를 지적하고 검증하고자  ‘PD수첩’은 노력한 것이다. 이런 ‘PD수첩’의 보도 내용을 황우석 교수의 업적을 폄하하고, 국익을 고려하지 않은 보도였다고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애매한 국익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PD수첩’을 비판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책무에 부합한 일을 한 ‘PD수첩’의 행동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좋지 못한 모습이다.

‘PD수첩’의 보도가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보다 건강한 모습을 갖게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훌륭한 연구 성과가 있더라도 잘못된 점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여 더욱 나은 연구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막연한 국익 논쟁으로 진행되는 이번 논란들이 생명윤리 문제와 여성의 건강권 문제에 대한 차분한 논의로 돌아갈 필요성이 있다. 인권과 윤리문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 끝에 적절한 윤리기준을 세운 후 줄기 세포연구가 진행된다면, 더욱 나은 연구결과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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