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예절의 무게를 느끼는 시기
20대, 예절의 무게를 느끼는 시기
  • 문종효 기자
  • 승인 2009.11.08
  • 호수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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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작은 실천 예절의식 끌어올려

옛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의 됨됨이는 그 사람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묻어나온다는 뜻이다. 이같이 전통적으로 장려된 예의범절의 덕목은 오늘날 개인의 사회적 관계가 복잡해지고 사귐의 폭이 넓어지면서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대학생이 되면서 우리는 이전에 비해 예절에 더욱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 참석해야 할 때면 우리는 지레 겁부터 먹는다. 각 자리마다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할지, 윗사람들이나 가까운 친척들을 만나면 어떻게 인사를 건네야 할지, 축의금이나 부의금은 얼마나 내야할지 등의 고민들이 우리의 머릿속을 뒤흔드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이런 고민은 더욱 심해지는데 반해 정작 사회에서는 예절과 관련해 어떤 답변도 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같은 절차들은 대강 배우면 오히려 더 아리송하고 잘못 쓰이면 결례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바람직한 예절에 대해 정확히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더욱 부각되는 예절

예절은 예로부터 중요한 도덕적 규범으로 인식 돼왔다. 하지만 오늘날 예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사회가 예절과 규범에 무관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회 곳곳에서 예절을 개인의 평가의 잣대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올바른 예절을 가진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현대사회인의 매너’ 과목을 강의하는 최은미<생활대ㆍ생활과학부> 교수는 “개인이 리더십을 평가받을 수 있는 최상위 항목은 바로 예절”이라며 “사람은 이를 통해 상대방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때문에 예절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오늘날 특히 중요시되는 예절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들”이라며 “오늘날은 삶의 질이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자기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줄 수 있는 예절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중요성을 미처 모르는 대표적인 예절에는 인사예절과 악수예절이 있다. 인사의 경우 허리는 30도로 굽히고 눈은 상대방의 발을 바라보며 해야 한다. 악수는 윗사람이 먼저 청하고 손을 흔드는 것이 원칙이며 키 작은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기본적인 예절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지만 정작 예의에 맞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 교수는 문제의 원인에 대해 “지식강의가 만연한 우리사회의 풍토 때문에 가정교육에서 예절교육을 사실상 배제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혼동하거나 절차가 복잡한 예절은 경조사 때 입는 의복이나 인사 등이 있다. 특히 결혼식이나 장례식은 의식의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에 합당한 예절을 지키지 못할 경우 예의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게 된다. ‘현대인의 의생활’ 과목을 강의하는 이지연<생활대ㆍ의류학전공> 교수는 “상황에 따라 바람직한 의상착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례하고 상식 없는 사람으로 평가된다”며 “심지어 개인적인 평판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절을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간관계에서 관심과 배려가 얼마나 강력한 자기긍정인지 깨닫는 것이다. 따뜻한 인간미와 자기애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배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머릿속 깨달음은 한계가 있으므로 깨달음으로부터 실천까지 이뤄지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축하 장소에서의 예절

▲ 결혼식 하객 복장
결혼식의 하객으로 참석할 경우 원칙적으로 하얀색은 피해야 한다. 하얀색은 신랑ㆍ신부를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또 행사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신랑ㆍ신부이므로 옷을 입을 때 그들보다 튀게 입어선 안된다. 또 주변의 관심을 끌 정도로 악세사리나 화장이 지나친 것도 당사자 측에 몰상식한 행동이 될 수 있다. 이것만 지키면 결혼식에 입고 갈 의복의 선택으로는 크게 고민할 것이 없다. 다만 지나친 캐주얼 복장은 자칫 준비 없이 왔다는 인상이 들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또 검정색 의복은 어두운 느낌이 강하므로 이왕이면 밝은 옷을 입고 참석하는 것이 좋다.

결혼식을 진행하는데 있어 하객의 지각은 큰 결례요소다. 따라서 시간에 맞춰서 참석하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늦는 경우 식순에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들어가야 한다. 의식을 진행하고 있는데 큰소리로 잡담을 하거나 카메라나 휴대폰, 캠코더 등으로 과도하게 사진을 찍는 것 역시 예의에 어긋나는 사례다. 이것만 잘 숙지하면 결혼식에 참석하는 데 큰 제한은 없다. 단 상중에 있어 49재가 미처 끝나지 않은 사람은 참석하지 않는 게 좋다. 또 결혼 선물을 결혼 당일에 주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또다른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결혼식이 끝난 다음 날부터 약 1년 사이에 주는 것이 좋다.

축의금은 하객이 결혼에 대한 축하의 의미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액수에 큰 제한은 없다. 하지만 그 액수가 너무 적거나 부담이 될 정도로 크면 결혼 당사자들에게 실례가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축의금의 액수는 전통적으로 홀수로 맞추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친척 어른의 생신 등의 집안행사에 참석할 때는 격식과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인지 편하게 만남을 갖는 자리인지 여부를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편하게 만남을 갖는 자리더라도 정장 혹은 세미정장이 바람직하며 너무 편한 일상복은 피하는 게 좋다. 되도록 학생 신분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갖춰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애도  장소에서의 예절

▲ 장례식 조문객 복장
한편 장례식에 참석할 경우 일반적으로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 것이 좋다. 우선 영정 앞에 가서 가볍게 인사를 하고 제단 앞에 꿇어앉아 향을 피운다. 이때 향은 제단의 촛불을 이용해 붙인다. 그 다음에는 손으로 살짝 잡거나 바람을 일으켜서 불을 줄인다. 입으로 불어서 향을 끄는 것은 전통적으로 금기에 해당한다. 절은 두 번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후 가볍게 반절을 해 고인에게 묵례한다. 절은 남자의 경우 오른손이, 여자의 경우 왼손이 위로가게 해야 한다. 절을 할 때 주머니에서 동전 등이 떨어지는 것은 큰 실례이기 때문에 미리 주머니를 비워두는 게 좋다. 고인에 대한 애도가 끝나면 상주를 보고 맞절을 하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이때 위로의 말은 한 두 마디 정도가 적당하며 상주의 감정에 이끌려 계속 대화를 나누면 결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절차가 모두 끝나면 뒤로 물러난 다음 몸을 돌려서 나오면 된다.

장례식의 의상으로는 검정색 정장이나 세미정장이 일반적이며 넥타이나 구두 등도 검정색으로 맞춰 입는다. 단 와이셔츠는 흰 색을 착용한다. 검은 색의 와이셔츠는 전통적으로 입지 않는다. 짙은 색 복장을 입어도 되지만 가급적 검정색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장례식도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화장이나 악세사리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부의금은 애도 절차가 모두 끝난 뒤에 주는 것이 원칙이다. 돈은 바로 봉투에 넣지 않고 A4용지를 세 번 접어 그 안에 넣고 봉투에 넣어 준다. 봉투의 바깥에는 부의, 혹은 부조라고 쓰고 자기 이름을 써서 주면 된다. 부의금 또한 홀수로 주는 것이 전통이며 상주에게 직접 부의금을 건네는 건 예의에 어긋나므로 피하는 게 좋다.

상갓집에서는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경건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아는 사람을 만나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휴대폰 벨소리가 크게 울리는 것은 피해야 하며 고인의 사망 경위는 절대 상주에게 직접 물어서는 안된다.

 문종효 기자
사진 박효은ㆍ최서현 기자
도움 : 김순영<휴먼서비스아카데미ㆍ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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