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봤어?
이봐, 해봤어?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11.01
  • 호수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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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건립,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절체절명의 위기가 도래할 때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이를 기회로 반전을 시켰습니다. 할 수 없다고 머리를 흔드는 관계자에게 ‘이봐, 해봤어?’하고 호통을 치며 위기를 정면에서 헤쳐 나갔습니다. 이 사례들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정 명예회장은 많은 이들로부터 위대한 기업가라고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봐, 해봤어?’는 ‘불도저 정신’ 보다는 오히려 ‘창조와 도전 정신’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미국 자동차 빅 3가 위기에 놓여있고, 세계 1위인 도요타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가파른 성장을 하며 빅 5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여러 예전 미국 영화를 보면 현대차는 가난함의 상징으로 그려집니다. 그런 이미지를 가졌던 현대차가 도요타를 꺾을 정도로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했으니 그야말로 상전벽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한국의 자동차 매니아들의 불굴의 ‘창조와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니었겠습니까!

미국 더글러스 사의 올터 바크 사장은 케네디 대통령으로부터 달의 신비를 벗겨달라는 전화를 받고 로켓 개발에 나서게 됩니다. 직원들은 그에게 이렇게 건의했다고 합니다.

“사장님, 항공공학의 원리를 잘 아시는 분이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을 어떻게 하시겠다 하셨습니까? 이 사업은 연구결과가 물거품이 될 확률이 높아 회사가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재고해 주십시오.”

바크 사장은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도전해 보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으면 인류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과 약속한 순간부터 제 머리 속은 항공공학에 대한 일체의 이론은 사라지고 이루고 말겠다는 의지만으로 가득 찼습니다.”

‘일자리 없는 성장’ 시대를 맞아 채용시장의 한파는 그칠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대기업들이 인적성검사와 면접을 치루고 있습니다. 서류조차 통과 못해 좌절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창조와 도전 정신’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몇 년 전에 낙방의 고배를 계속해서 마신 끝에 낙담해 말 그대로 ‘아무데나’ 취직을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취업이 아닌 취직으로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직장을 잡았던 것입니다. 만족하지 못하고 직장을 계속해서 옮기다가 끝내 상담을 청한 일이 있었습니다.

2년이란 세월을 의미 없이 보낸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자신에 대한 분석과 희망직무에 대한 준비 등에 대해 상담해 주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워줬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집중적인 준비를 한 끝에 자신의 전공분야의 직무에 마침내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어느덧 인정받는 위치에 올랐고 보람과 긍지를 갖고 근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바로 정 명예회장의 ‘이봐, 해봤어?’는 준비가 돼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주는 마법의 주문인 것입니다.
‘창조와 도전 정신’이 우리 모든 한양인의 덕목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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