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 여성부장관 비판할 자격 없다
총여, 여성부장관 비판할 자격 없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10.11
  • 호수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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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배움터 총여학생회(이하 총여)는 ‘한식전문가가 여성부장관?’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셔틀콕과 제1학술관 앞에 게재했다. 총여는 대자보에서 백희영 여성부장관 내정자의 자질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여성 문제와 여성 권익에 관한 활동이 전무한데다 탈세 및 위장전입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 여성부장관이 될 수 있냐는 것이 그 근거다. 그러나 총여는 여성부 장관 내정자를 비판하기 전 자신들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년간 학내 여성 문제와 여성 권익을 위한 활동을 충분히 해 왔는지 말이다. 그리고 그 자신들은 학내 여성 문제와 여성 권익 관련 제도 등에 대해 얼마만큼 아는지 묻고 싶다.

총여학생회장은 출마 전 후보 간담회에서 생리공결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이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문제점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선 이후 총여는 ‘생리에 대한 O, X 퀴즈’ 등이 적힌 홍보지를 셔틀버스에 배포했다. 하지만 학내 여성 관련 제도에 대해 무지한 채 총여학생회장에 출마한 것은 백 내정자와 다를 바가 없다.

또 본지 1302호 기획취재면 ‘발길 거부하는 어두운 교내 밤길’ 취재 중 여자 화장실 내 비상벨 관련 질문에도 “여자 화장실 대부분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실제 안산배움터에는 학술정보관을 제외한 모든 건물 여자 화장실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지 않다. 이처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총여도 학내 여성 문제, 시설, 제도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한데 백 내정자의 자질에 대한 비판을 내뱉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기나 마찬가지다.

이제 총여는 자신들이 내건 공약 수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출마 당시 총여가 제시한 공약 대부분이 현재 지켜지지 않고 있거나 계획보다 축소돼 시행되고 있다. 중점을 두고 홍보했던 주변식당 남녀 화장실 분리 문제는 식당 주인들과 이야기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총여는 축제기간 행사를 개최하고 여성 관련 물품을 제공하는 단체가 아니다. 총여는 학내 여성들의 권익을 위한 단체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매년 존폐여부에 시달리고 있다. 총여도 현재 학내에서 그들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총여학생회장을 비롯한 총여 집행부는 여성부장관 내정자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기 전 여성 문제 해결과 권리 찾기에 매진해 임기 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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