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연극의 즐거움
참을 수 없는 연극의 즐거움
  • 손수정 기자
  • 승인 2009.09.06
  • 호수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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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용 강사의 「연극의 이해」 강의
박준용<예술학부ㆍ연극학전공> 강사는 우리학교에서 수업「연극의 이해」를 통해 특유의 불 뿜는 열강을 8년 간 계속하고 있다. 수업 속에서 그는 숙부를 죽이느냐, 살리느냐를 갈등하는 햄릿이 되기도 하고 친부를 죽였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는 오이디푸스가 되기도 한다.

강의를 하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는지 묻자 “흉내 내려 하면 부끄럽죠. 하지만  극중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인물이 처한 순간에 몰입하면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라며 개의치 않았다. 그는 청중(학생)들에게 연극이라는 매체를 이해시키기 위해 당당하게 극의 대사를 읊는다. 강의도 연극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연극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기 위해 보는 연극, 체험하는 연극, 이해하는 연극의 방법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보는 연극은 실제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을 학생들이 관람하고 레포트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이해하는 연극은 연극의 역사와 기본적인 극 이론을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체험하는 연극은 학생들끼리 조를 이뤄 작은 극을 해보는 방식이다.

특히 학생들은 체험하는 연극 속에서 냉장고나 바닥에 붙은 껌의 역할을 경험한다. 일반 극에서는 사람이 주인공이지만 「연극의 이해」강의 속에선 무생물이었던 문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연극의 본질은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없는 존재를 있는 것처럼 연기 하는 데서 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으로서 다른 캐릭터가 되는 방법보다 사람으로서 오브제가 되는 방법이 더 효과적입니다. 실제 자신은 껌도 아니고 냉장고도 아니지만 오브제를 경험해 보고 표현해 보는 과정을 통해 연극에 대한 이해를 돕게 되지요”

그러나 그에게도 고민이 있다. 학생들이 학점에 대한 중압감을 느끼면서 조금의 평가가 들어가도 수업에 부담을 갖기 때문이다. 보는, 체험하는, 이해하는 연극의 세 요소를 다 포함하면서도 학생들이 즐길 수 있게 하기가 쉽지 않다.

“전공이 아닌 교양과목이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연극의 비전공자입니다. 때문에 학생들이 연극을 친숙하게 받아드리기 위해 제 수업에서는 무엇보다도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영상세대이다 보니 요즘 학생들이 연극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제 강의에서 연극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 이런 선입견을 해소하도록 하게하고 싶어요”

2시간의 강의 동안 10분의 짧은 쉬는 시간을 빼고는 강의를 쉬지 않는 그는 요즘 체력이 달려서 조금 힘들어지고 있다며 장난 섞인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는 체력 관리를 하기 보다는 더 수업에 집중하며 학생들과 ‘논다’고 말했다.

“재미있게 놀듯이 수업을 하면 몸이 무리하더라도 오히려 자유로워지는 느낌이에요. 나에게 있어 「연극의 이해」수업은 가르친다는 의미 보다는 연극 특유의 표현의 해방, 여러 자아를 경험하는 자유로움을 느끼는데 있습니다. 그런 행복을 같이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제게 있어서는 연극을 가르치는 의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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