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도서관 축소는 학생 권리 침해 행위
인문대 도서관 축소는 학생 권리 침해 행위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8.30
  • 호수 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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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HK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학교 측은 연구 공간 확보를 위해 인문대 도서관의 절반가량을 축소하기로 했다. 관리처가 이 결정을 인문대 학생회 측에 통보한 지난 6월 16일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실사가 나오기 하루 전으로, 학생들은 시험 또는 방학기간인 상태였다.

따라서 학생회 측은 학생들의 의견 수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23일 인문대 학생들에게 전체메일을 보내 이를 알리기에 이르렀다. 또 자유게시판에 릴레이 글쓰기, 이지허브를 통한 민원 접수하기 등을 당부해 6일 뒤 관리처로부터 사과문을 받아냈다.

인문대 지하1층 도서관은 ‘인도’로 불리는 학생들의 학문수양 공간이다. 시험기간에는 만석을 이루고 도서관 앞 휴게실은 학생들이 스터디와 회의를 하는 주요 장소가 된다. 학교가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면학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도서관을 절반으로 축소시키겠다는 계획은 애초에 배움의 산실이라는 기능을 잊어버린 처사다.

우리학교 전체 예산의 77%가 등록금으로 채워지고 이로써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인바 학생들은 마땅한 교육환경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절대적인 연구 공간 부족과 더불어, HK사업 관련 타 대학 교수에게 자신들의 영역을 제공한다는 것에 대한 우리학교 교수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기적인 발상이다. 대학은 연구로 사회에 이바지해야 하는 동시에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소명도 갖는다. 둘 사이에 경중이 있어선 안 된다. 교수의 연구실과 학생의 학습공간은 동등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자신이 중하면 남도 중한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관리처는 사과문에서 시간ㆍ물리적 한계가 있었음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연구과제 선정 신청은 작년 11월 이뤄져 교육부에서 실사를 나오기까지 약 8개월의 여유가 있었다. 또 관리처에는 이미 비교역사문화연구소의 연구실 배정을 요청하는 공문이 지난 3월 23일 접수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약 3개월 간 학생대표와 상의가 없었던 점과 발표 직후 인문대 학생회에 계획이 다 짜여 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 점은 잘못이다.

현재 관리처는 사과와 더불어 매점을 지상으로 올려보내 열람실을 확장하고 목월계단에 복지 공간을 조성하는 등 인문대 학생회 측의 리모델링 의뢰를 전부 받아들인 상태다. 학교 측이 변화한 모습을 보인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인문대 주변 환경 리모델링이 면죄부가 아닌 이상 일방적으로 면학환경을 바꾸려 했던 죄는 엄히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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