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씁쓸한 현실의 발로,「절친노트」
우리사회 씁쓸한 현실의 발로,「절친노트」
  • 문종효 수습기자
  • 승인 2009.07.24
  • 호수 12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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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예능 프로그램 「절친노트」를 보기 위해 리모컨을 든다. 「절친노트」는 첫 방송 때부터 불편한 관계로 유명한 가수 'Sharp'의 멤버 이지혜와 서지영을 출연시켜 화제가 됐으며, 이후 매 회마다 10% 중ㆍ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 사이의 안 좋은 관계를 회복시키고 친구로 만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방송은 미디어자본이다. 자본은 이익추구를 목표로 한다. 「절친노트」도 예외는 아니다.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진지한 장면 중간 중간에 식상한 웃음 포인트를 끼워 넣는 구성은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한 의문마저 품게 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가 되었다는 것이다.

「절친노트」와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원인은 사회와 개인의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진 오늘날의 사회에 고독과 외로움을 느낀 대중은 소통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감성적인 프로그램을 본다.

몰론, 대중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연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단지 각자의 대리만족과 심리적 안정을 위해「절친노트」를 시청한다. 또, 연예인의 일상적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대중의 관음적 욕구 또한 「절친노트」가 인기를 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절친노트」는 사회와 대중의 경향을 간파하고 이를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미디어자본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더 높은 시청률을 얻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키고 재미와 흥미를 위해 보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내용을 기획한다.

얼마 전 방송된 유진, 소이, 간미연, 박지윤 편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서로의 과거를 폭로하고 MC 김구라와 이경규는 특유의 독설로 이 상황을 더 극적으로 만든다. 이런 기획은 서로간의 친분을 쌓아줘야할 예능프로그램의 취지와는 구성과는 거리가 멀다.

「절친노트」는 개인화되고 단절된 현대인의 정신적 고통을 역이용해 탄생한 미디어자본의 이윤창출 도구일 뿐 제목처럼 연예인에게 ‘절친(절친한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곳에는 외로운 대중들과 이를 이용하려는 상업자본 사이의 슬픈 진실만이 존재한다.              
도움 : 홍은화<사회대·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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