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가득한 상자만큼의 공부의 가치
황금 가득한 상자만큼의 공부의 가치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5.31
  • 호수 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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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옥<국문대 중국학과>시간 강사

최금옥<국문대ㆍ중국학과> 시간강사


오늘날처럼 물질주의가 팽배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중국의 말에 ‘자식에게 황금 가득한 상자를 물려주느니 경전 하나에 통달하게 하는 게 더 낫다’고 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사람이 있다. 이것은 공부를 열심히 하면 출세와 관직의 진출이 가능했던 사회구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라고 출세를 못하더라도 공부를 통해서 인간으로서 보다 값어치 있는 삶을 살게 되리라는 생각이 은연중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대다수의 고교졸업생이 대학에 진출하고 평생교육의 기회가 다양하게 열려 있는 오늘날 우리사회는 온 국민이 질적으로 우수해질 수 있는 열려 있는 사회다. 그 중에서도 대학입시를 통해 입시 점수가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각 대학은 각기 또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인재를 배양하고 지속적으로 타 대학과 경쟁하며 두각을 나타내고자 애쓰고 있다.
내가 한양대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한양대학교에 강사로 출강하게 된 1991년부터이다. 그간 여러 대학도 함께 출강했고 한동안 한 대학의 전임강사도 경험해 봤는데 그중 한양대학교와의 인연이 가장 오래고 깊다.
모교에서 처음 출강 나온 외부 학교가 한양대학교이었고 첫 출간한 책도 한양대학교출판부를 통해서였다. 그래서 한양대학교가 모교는 아니어도 그 속에서 성장해온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한양대학교의 분위기나 학생들의 성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대학에 들어 온 후에 입시로 인한 긴장이 풀려 학업에 매진하지 않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오히려 더욱 열심히 해서 성과가 좋아지는 학생들이 나타나 새로운 구조조정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선택한 전공이 적성에 맞는가에 따라 이 구조조정과정이 중요한 기회가 된다.

적성에 따라 학과공부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뒤처지기 때문이다. 지난 십여 년 간의 중국학과 관련 강의를 돌이켜 보면 전공은 비교적 진지한 분위기였고 학생들의 성취도도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1학년 교양의 경우 교재도 준비 안하고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잠자며 강의시간을 낭비해 버린 학생들이 있었다.

사회에서 필요성을 느껴 대학에 교과과정으로 채택한 것인데 젊은 학생들의 취향에 의거해 배울 필요가 없다 생각하고 소홀히 해버린 경우를 보면서 학생들의 자유로운 판단도 중시해야겠지만 중립적인 태도로 공부하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스승의 법을 가진 사람은 사람 중의 보배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가르치는 법이 혹시 출중했다면 그 낭비된 시간들을 줄일 수 있지도 않았을까 반성도 되기는 한다.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한다면 이 대학 4년 동안 모두가 자신의 학습능력을 제고시켜 우수한 인재들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고 인성이 중요하다’라든가 다양한 방면의 능력배양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온 국민의 기본적 학습능력이 높아져가는 이 때 학생들이 분발해 학습능력을 높이 끌어 올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명석한 지혜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면 한다.

좋은 품성의 함양과 함께 명석한 지적 능력을 갖춘다면 세계 속 어디에서도 출중한 인재가 될 수 있다. 대부분 선생님들이 한양대 학생들은 인성이 좋다고 보신다. 유머 감각도 있고 창의적이고 공부도 어느 정도 잘한다. 그러니 여기에 각자 더 각고의 노력을 해 4년간의 대학생활 동안 보다 명석한 두뇌를 갖도록 정확성을 기르는 공부를 했으면 한다. 그래서 졸업할 때면 다들 순도 높은 황금 가득한 상자를 지닌 사람마냥 걱정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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