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것 알지만 먹을 수밖에 없어요”
“더러운 것 알지만 먹을 수밖에 없어요”
  • 최정호 기자
  • 승인 2009.05.31
  • 호수 129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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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위생 대책 없어… 학내의 개선 움직임 필요해

장은진 기자

 

 학교 주변 식당의 위생이 계속해 문제되고 있다. 식약청에서 발표한 「전국 중식당 등 점검 결과」(2009년 3월 30일자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1만7천250개 중식당 중 비위생적 음식물 취급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업소는 약 5.8%에 해당하는 1천2개 업소로 발표됐다.
19개 업소가 서울배움터가 있는 성동구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에서도 18개 업소가 행당동, 마장동, 성수동에서 적발됐다. 우리학교 자유게시판에서도 학교 주변 식당들의 반찬 재처리 사용문제에 대해 지적하는 글이 여러 번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좋은나라 운동본부’라는 TV프로그램에서는 우리학교 주변 식당들의 위생 실태를 밝혀 학내 많은 학생들이 충격받기도 했다.
안산배움터가 위치한 사3동 역시 상당수의 식당에서 반찬을 재처리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행정기관 및 학교차원에서의 구체적인 점검계획이나 대응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위생 문제 알고는 있지만…
학생들은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의 입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주인철<사범대ㆍ수학교육과 02> 군은 “학교 주변의 중식당 위생 문제나 방송에서 말하는 여러 얘기를 접하긴 했지만, 별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개선이 됐는지 어떤지도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냥 문제 식당으로 알려진 곳은 이용 안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박명식<공대ㆍ기계공학과 06> 군도 “주변 식당들을 가면 ‘이건 100% 재사용이다’라는 느낌이 올 때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박 군은 “위생 상태가 안 좋은 걸 알면서도 가격이 싸기 때문에 먹게 된다”고 토로했다.
행당동, 그리고 사3동의 위생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성동구청, 상록구청 역시 이에 대한 경각심은 부족한 상황이다.정기ㆍ비정기적으로 식당들의 위생 점검을 하고는 있다지만 명목상의 점검에 그치고 있다. 점검 대상도 중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관리주체 역시 불분명하다.
정창훈<성동구청ㆍ위생관리팀> 팀장은 “매 점검시기에 맞춰 점검대상을 정하고 있다”며 “여름엔 냉면집이나 김밥집 등에 식중독 점검을 나가는 식”이라고 밝혔다. 정기 점검이 있지만 매번 전 음식점을 대상으로 하기엔 인원이 부족해 대상 명단 중 임의로 결정해 점검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
정 팀장은 “식약청이나 상위 행정기관과의 연계를 이뤄 현재 발생하고 있는 행정적 불편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성동구 안의 음식점이 3천여 개에 해당하는 만큼, 세세한 위생 점검까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대학에선 서약서 마련 등 캠페인 나서
고려대, 성균관대에서는 지난 8월 ‘잔반 재사용 반대 캠페인’을 펼쳐 학교 주변 식당들의 서명을 받았다. 약 2달 간 펼쳐진 캠페인에 대다수의 식당이 동의해 식당 위생을 이슈화했다.
고려대 학생복지위원회는 다섯차례에 걸쳐 고려대 주변 200여 곳의 식당을 중심으로 ▲음식 재사용 금지 ▲화학 조미료 사용 지양 ▲육류 원산지 표시를 서약하는 서약서를 돌렸다.총 95곳의 식당이 이 캠페인에 동참했으나 그 이후 식당들의 실질적인 변화가 없어 캠페인의 실효성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학생복지위원회 위원장 박광래<고려대ㆍ통계학과 04> 군은 “관할구청처럼 실제적인 검사를 하고 다니는 것은 학생들에게 불가능했다”며 “그러나 식당 주인들에게 잔반을 재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박 위원장은 “적어도 동대문구청 등 행정기관 및 학내 기관과의 연계를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 앞으로의 개선 방안 고심 중
서울배움터 총학생회에서는 위생감사기구를 마련해 주변 식당의 위생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잔반 재사용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아직 출마 당시 마련했던 계획 외의 구체안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서울배움터 총학생회 사무국장 강인모<경금대ㆍ경제금융학부 05> 군은 “위생감사기구 설치는 가용예산이 부족해 다음 학기로 미뤄진 상황”이라며 “여름방학 기간 중 총학생회 집행부가 위생점검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 한편, 2학기에 학생들을 모집해 감사팀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에서는 현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단체를 섭외 중이다.
반면, 안산배움터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총학생회, 총여학생회에서는 “잔반 재사용 문제나 학교 주변 식당 위생과 관련한 사실은 자유게시판에 자주 올라와 익히 알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해 본 바는 없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관련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감하며 앞으로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밝혀 앞으로의 논의 가능성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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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1 14:44:20
이 글은 학교 주변 식당의 위생 문제와 학생들의 관심 부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식약청 발표와 TV프로그램을 통해 식당의 위생 문제가 드러나고, 학생들이 알고는 있지만 무력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학 내 캠페인과 총학생회의 노력이 있지만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식당 위생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