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해 보이는 지하실 안에서는 어느새 사랑과 질투, 그리고 우정이 피어난다. 또 무거운 주제 안에서도 연타 유머를 통해 부드럽게 극이 진행된다. 마침내 지하실을 떠나기로 한 날, 이들은 경찰의 포위망에 갇혀 위기를 맞는다. 당황해 허둥지둥 하는 강도들에게 인질인 현은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언제 죽을지 모를 병에 걸려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은 그들에게 내일이 있기에 인생은 설레고 아름답다고 말하며 자수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뮤지컬 「스노우드롭」의 작은 무대에는 소파와 의자 등 몇 개 안 되는 소품만이 놓여있다. 무대만 보면 뭔가 허전하지만 배우들의 노래와 춤은 이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뮤지컬이라면 춤과 노래가 당연하겠지만, 특별히 이 작품에서는 발레와 더불어 힙합까지 볼 수 있다. 이 뮤지컬의 특별함은 누구를 꼭 집어 주인공이라고 할 것 없이 등장하는 배우 모두가 극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현이 다른 배우들과 달리 관객석에서 등장한다는 점도 신선하다. 자신을 ‘신의 아들’이라 장난스레 말하는 그는 쉽게 흥분하는 강도들과 달리 시종일관 해맑은 표정으로 살갑게 다가온다. 현은 또한 인질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강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를 풀어 나아가면서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가 돼간다. 여장남자 역할로 나오는 오마담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교와 가수 빅뱅의 탑을 닮은 대장 루시퍼도 이 작품의 재미를 한껏 더해준다.
뮤지컬 「스노우드롭2」는 대학로 우리극장에서 월요일을 제외하고 계속 진행된다. 우리학교 학생의 경우 전화예약에 한해서 이달 둘째 주까지 1만원에 관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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