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로버트 김 우리학교에서 강연
동문 로버트 김 우리학교에서 강연
  • 이지훈 수습기자
  • 승인 2005.11.13
  • 호수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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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국을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일뿐”

김채곤 씨 (65세 미국이름 로버트 김)
미 해군 기밀을 빼내 한국정부에 건넨 혐의로 수감됐다가 지난달 풀려난 김채곤(65·미국이름 로버트 김)씨가 고국 방문 사흘째인 8일 우리학교를 찾아  ‘전환기 시대 대학생의 자세’라는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특강을 했다.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김 동문에게 김종량 총장은 한양대학교 병원 종합검진증을 선물로 전달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HIT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강연에서 김 동문은 “몰라보게 변한 학교의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한양대 동문들이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김채곤 동문은 객석을 가득 메운 6백여 동문 후배들의 뜨거운 환호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 몰랐다. 후배들을 보니 정말 자랑스럽다”며 감격해 했다.
김 동문은 이후 이어진 강연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정교육과 인성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훌륭한 가정이 훌륭한 국가를 만들고, 가정에서 잘 자란 아이들이 직간접으로 국가에 헌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청소년을 위해 여생을 바칠 계획이라고 밝힌 김 동문은 “‘나만 잘 살면 되지’라는 생각은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다”면서 “이기심을 버리고 양심과 정직을 바탕으로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겸손한 일등국민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미 국가기밀 유출 혐의와 관련 된 질의에 대해선 “두 개의 조국을 놓고 어떤 조국을 택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나를 낳아준 조국을 사랑한다고 해서 미국을 배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애국자도 영웅도 아니고 단지 조국을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동문은 “한국 정부에 대한 원망은 없느냐”는 후배들의 질문에 “처음에는 많이 원망했다. 그렇지만 그동안 보여준 국민의 사랑이 모든 원망을 다 덮어버렸다. 지금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1996년 9월 갑작스럽게 체포돼 구금당했을 때는 너무도 좌절하고 실망해 자살까지 생각했다”면서 “그런 나를 구해준 가장 큰 힘은 나의 처지를 이해해주고 먹을 것과 집 임대료를 낼 수 있게 성금을 보내준 우리 국민들의 사랑”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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