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 김민정 수습기자
  • 승인 2009.05.18
  • 호수 1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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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아르헨티나가 부유했던 시절, 그때 탱고는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탱고의 황금기에 활동했던 마에스트로들은 아르헨티나의 경제적 몰락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는 점점 쇠퇴했다. 그 시절 흩어졌던 마에스트로들이 2007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콜론 극장에서 열린 탱고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그들의 고향이자 탱고의 고장인 아르헨티나로 돌아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에서 거장들은 말한다. “탱고와 인생은 뗄래야 뗄 수가 없다. 씨앗은 아무데나 뿌릴 수 있지만 탱고가 자랄 수 있는 곳은 이 땅 뿐이다.” 이는 예술과 탱고를 사랑하고, 자신의 나라의 문화적 가치를 아는 아르헨티나인들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말이다. 이들의 예술관과 자부심에 관객들은 압도당한다. 자신들만의 예술적 문화를 사랑하고 온 국민이 그것을 공유하는 것,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탱고라는 장르는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탱고에서는 열정과 사랑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탱고에서의 사랑과 열정 같은 감정보다 그들의 삶과 혼이 느껴진다.
백발이 성성한 나이에도 예술에 대한, 탱고에 대한 열정을 마음껏 표출하는 마에스트로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며 행복해 한다. 이런 모습은 우리네의 바쁘고 예술을 도외시하는 일상과 상반된다. 이는 우리에게 예술과 자신의 문화를 사랑할 줄 아는 여유의 미학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영화는 탱고의 거장들을 한 명 씩 인터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이들의 인터뷰는 과거 탱고의 영광을 다시 회상하고 탱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다. 특별한 줄거리가 없이 인터뷰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 있다. 이 인터뷰가 끝나고 마지막 장면에서 이들은 모두 모여 공연을 한다. 마지막 장면 20분 정도의 공연은 지루함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탱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 속 그들의 강렬하고 웅장하며 열정적인 연주는 마치 정화되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탱고의 매혹적이고도 웅장한 음향과 영상에 가슴이 떨릴 것이다. 탱고의 고장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국적인 공연 모습과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공연의 영상 또한 이 영화의 묘미이다. 이참에 이 영화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탱고의 선율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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