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와 교양문화, ‘윈윈’이 필요하다
대중문화와 교양문화, ‘윈윈’이 필요하다
  • 이다영 기자
  • 승인 2009.05.18
  • 호수 1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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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속 교양프로그램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대부분 시청률 또는 청취율이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소수여도 골수팬을 보유한 프로그램들이다. 다수의 선택에 의해 소수 시청자의 의견은 무시되고 방송국 역시 등을 돌린다.

\지난 1월 KBS1은 교양물 「TV, 책을 말하다」를 폐지했고, 지난 2월 EBS는 FM라디오에서 교양물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를 비롯한 3개 교양 프로그램을 들어냈다. ‘막장’의 홍수 속에서 잔잔한 가족애를 그려 ‘웰 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받아온 KBS1 드라마 「TV소설」도 지난달 17일 조기 종영됐다.
D포털사이트 누리꾼 평점에 따르면 TV소설과 같은 시간에 방영되는 ‘막장’ 드라마 「하얀 거짓말」은 8.1점, 「TV소설」은 9.8점을 받았다. KBS 2TV 「뉴스9」의 평점이 8.4점 정도다.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이 하나둘 폐지되는 셈이다.

양질의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시청률이다. 대부분의 방송사는 광고로 인한 수익이 제작비를 충당하지 못할 때 구조조정을 한다. KBS1은 광고를 내보내지 않기에 시청률의 영향력이 더 크다. 전반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방송국은 특정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보다 전체 계층 또는 젊은 소비층을 겨냥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시청률보다 중요한 것은 그 존재 가치다. 시청률과 수익이라는 잣대로 양질의 프로그램을 내치면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가 막혀 장기적으로는 콘텐츠의 빈곤이 닥친다. 시청률로만 보면 다큐멘터리 「환경스페셜」은 진작 없어져야 했다. 이 프로그램이 지속되는 이유는 자연을 보호하고 진정한 웰빙을 추구한다는 존재 가치가 있어서다.

교양물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는 대중음악 또는 시사로만 메워지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다양성을 부여했다. 순수문화를 대중문화와 엮어 영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교양물 「TV, 책을 말하다」 역시 여타 매체가 부흥해야 방송도 함께 큰다는 점에서 감히 없앨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크게 인기몰이를 한 「커피프린스 1호점」과 「꽃보다 남자」 등 다수 인기 드라마가 책에 근원을 두고 있다. 소설에 기초한 드라마가 뜨면 원작 판매도 늘어나므로 ‘윈윈’ 전략인 셈이다.
독서문화에 대한 관심 포기는 드라마 소재 고갈과 직결된다. TV와 라디오가 있기 전에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뿌리를 잊어선 안 된다. 시청률은 낮아도 그 존재가치를 지닌 프로그램의 존폐 결정은 충분히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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