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공부와 함께 해야 할 것들…
대학에서 공부와 함께 해야 할 것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4.13
  • 호수 1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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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숙<학부대학 교학과> 부장

안호숙<학부대학 교학과> 부장

나는 단과대학에서 오래 근무한 까닭에 가장 가까이서 늘 학생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해마다 새봄이 되면, 마치 땅을 뚫고 쑥쑥 올라오는 싹들처럼 힘차고 활기찬 신입생들이 눈에 가득 들어오고, 또 어느 사이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청년이 돼있는 그들을 보곤 한다. 7080세대인 나는 요즈음 대학 캠퍼스에서 젊은 학생들을 볼 때 종종 부러울 때가 많다.

내가 20대였던 70년대는 우리나라가 이제 막 일어나는 시기라 그야말로 지금 기준에서 보면 할 수 있는 일보다는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던 시대였다. 그저 원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던 그런 세대였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적 풍요는 그 시대 우리 국민들의 총체적 노력 덕분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21세기 현재의 젊은이들과 그때를 비교하면 확연하게 달라진 것들이 참 많다. 그중 하나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무엇을 하던 기회가 참 많다는 것이다. 아예 해외여행과 같은 호사는 꿈도 꿀 수 없었던 70년대의 젊은이들과는 달리 요즈음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해외여행 가는 것쯤 일도 아니다. 반면 또한 지금은 무한경쟁 사회다. 70년대는 열심히만 하면 크든 작든 그 무언가를 손에 쥘 수 있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자신을 끊임없이 계발해 항상 비교우위에 있어야 하는 사회경제적 경쟁 환경이 우리 젊은이들을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대학에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지옥과 같은 입시를 거쳐 일단 대학에 들어오면 오히려 긴장을 푸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대학에 들어오면 1학년 때부터 바로 대학생활 전체에 대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기목표, 1년 목표, 4년 전체목표 등 다단계적인 계획을 세워 미래를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타임스케줄을 짜 실행해보면 오히려 여유 있는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공 외에도 해야 하고 또 준비해야 할일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즈음의 화두는 ‘국제화‘이다. 꼭 세계로 진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양한 경험과 식견을 위한 국제화는 꼭 필요하다. 이때 본교의 국제협력실의 해외교류 프로그램들은 매우 유용하다. 또 사회봉사단에는 해외 봉사활동과 근자에는 전공의 특수성에 맞는 해외 인턴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단과대학도 있다.
그러나 곳곳에 숨어있는 유용한 프로그램들이 여러분들에게 먼저 연락을 하진 않는다. 그것들은 인재를 키운다는 목표를 갖고 지원되는 장학금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모두 까다로운 자격이 필요하고 그것들은 단시일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찍부터 목표를 세워 정보를 찾고 그에 맞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만 실패하지 않고 참여해 내 것으로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영역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것은 시간이고 졸업은 어김없이 여러분을 찾을 것이다. 그때 대학재학 중 전공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학생이라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불쑥 성장해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이렇게 준비돼 있다면 무한 경쟁시대일지라도 자신 있는 발걸음으로 학교 문턱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논어에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라는 글이 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또 생각만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라는 공자의 말씀이다.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울 때 다시 한 번 깊게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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