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의 기술
커뮤니케이션의 기술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3.23
  • 호수 12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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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다만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사실만이 변하지 않는다. 이 말은 매우 현학적이고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의 몸은 어제와 같은 상태로 정체돼 있지 않다. 계속적으로 변화하며 필요에 맞게 자신을 조율하면서 살아간다. 즉, 살아있음은 곧 역동성이 있다는 의미이고 그 안에서 계속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반증이 된다.
삶이라는 테두리에서 이 역동성 혹은 생명력은 근본적인 동력이 된다. 그 성장 엔진으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계획된 하루의 일과를 소화하며 살아가게 된다. 이런 개인들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들이 모여 국가가 되고 국가들이 모여 인류가 되는 일련의 연계성 속에 인간들의 모든 관계가 생성되고 유지된다.
이런 관계들 속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 상호 협력적 소통이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소통의 기술이 필요하다. 소통은 관계 속에서 시작해서 관계로 마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호 협력적 소통의 전제는 쌍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관계는 평등하지도 쌍방적이지도 않다. 즉, 조직은 나름의 위계를 가지고 질서 속에서 유지된다. 그래서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에 의해 조직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과정 속에서 소통이 불완전해지거나 단절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개인의 성격유형이나 환경에 따라서도 상호간의 소통의 단절이 나타날 수 있다.

조직에 있어서 소통은 인체의 혈관과도 같다. 소통의 부재로 리더십 파이프라인에 혈전이 쌓이게 되면 길이 막히게 되고 결국 조직은 사라지게 된다. 건강한 조직이 되려면 조직 안의 관계들이 단절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하다. 조직 혈관의 소통은 크게 팀워크와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팀워크를 통해 조직의 힘이 표출되며 다른 조직과의 포지셔닝도 가능하다. 팀워크와 더불어 상호적인 네트워크 소통도 필요하다. 관계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것같이 보이지만 대부분 그물처럼 연결돼 있다. 팀 내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거시적인 네트워크 소통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

상호 협력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팀워크에서 이룰 수 없는 부분의 합을 이뤄내야만 한다. 성공적인 팀워크와 네트워크 소통이 이뤄지려면 상대를 인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남과 내가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용납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말처럼 쉽지 않다.

누구나 자신의 세계관 속에서 판단하고 관계하기 때문이다. 선입견을 이겨낼 수 있는 힘 역시 사랑이다. 우리 대학 설립자의 건학정신인 사랑의 실천은 닫혀있는 관계의 회복의 핵심이 된다. 활력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기능적인 시스템과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성공적인 조직을 구성할 수는 없다. 비밀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고 자신을 낮출 수 있고 타인과 화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한다.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타인에 대해 자비의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소통의 기술이요 조직의 활성화를 위한 베이스라인이다.

2009년에는 우리 대학의 구성원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남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훈련하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노력들이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에너지가 캠퍼스에 넘치게 될 것이다. 한양대학교라는 에너지 버스에 오르게 되면, 누구를 만나든지 자연스럽게 웃음을 나눌 수 있게 된다면, 한양은 이미 명문 대학이다.

권영만<의대ㆍ교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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