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LEET 특강, 문제 있다
교내 LEET 특강, 문제 있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2.22
  • 호수 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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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LEET특강에 대해 말이 많다. 이유인즉슨 수억 원의 강의료를 지불해 놓고 비전공자 학원 강사에게 수업을 맡겨놨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입문ㆍ기본ㆍ심화 등의 반으로 세분해 놓은 것은 우리학교의 일반적인 교수 수준을 무시한 것과 다르지 않다. 더 놀라운 사실은 논리학과 같은 과목은 우리학교에서 직접 고용한 수준 높은 교수들이 동일한 과목명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무엇이 먼저인가? 학원이란 원래 학교에서 부족한 것이 있을 때 보충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자신이 4년간 가르친 학생들에게 특강을 명목으로 기초적인 부분부터 과외를 시키고 있다. 이런 것을 봤을 때 우리학교는 자신들이 직접 가르친 학생을 못 믿는 것 같다. 우리학교의 수업이 얼마나 좋지 않기에, 재학생 중 시험을 통해 특강생을 뽑고 또 비전문가에게 수업을 맡기는 것인가?

얼마 전 한양대학보에서 ‘변화하는 한양대’라는 글을 봤다. 우리학교는 본래 내실 있는 학교로 유명했다. 그러나 요즈음 들어 우리학교의 행보를 지켜보면 그 내실을 포기하고 백화점식 운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책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과를 내놓고 또 다르게 바뀌면 또 다른 과를 내 놓고, 이 과목이 인기가 많다 그러면 과목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등 시대 흐름에 맞춰 마구잡이식으로 학교를 바꿔가고 있다.

이렇게 운영하다보니 수업은 파행 일수다. 물론 교수가 바빠서 수업을 여러 번 빼 먹을 수는 있지만, 빼먹은 수업에 대해서 교수는 책임을 져야만 한다. 여기에 더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일괄적인 교양을 이수 한 학생들만 믿을 수 있다는 식의 커리큘럼은 학교 수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MIT의 미디어랩이 인기 있는 이유는 지금 현실에 맞춘 교육시스템을 따라가서가 아니라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돈이 안 될지라도 먼 미래를 바라보고 무엇이든지 해 볼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해 주니 잘 될 수밖에 없다. 또한 하버드의 명성은 학교시스템을 마구잡이로 바꾸는데서 얻어진 것이 아니다. 하버드는 학생들에게 공부 할 자유와 함께 학생들을 믿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실력이 없는 학생마저도 하버드만 졸업하면 하버드 학생이라는 명함을 자랑스럽게 달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을 한다. 대학의 자부심은 어떤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교수들이 해 주는 지원과 수업에 있다. 그러나 숫자에 목숨을 걸고 또한 결과에 목숨을 거는 한양대에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는 한양대가 지금 나타나는 결과와 숫자 하나에 대학의 명예가 판가름 날 정도로 내실없는 대학은 아니길 빈다.                                                             

정대영<자연대ㆍ물리학과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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