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세
미디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세
  • 서보영 기자
  • 승인 2009.02.22
  • 호수 1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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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교육의 필요성과 대안 미디어

“지금 경찰이 물대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삼청동 쪽으로 향하고…” 진중권<중앙대ㆍ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직접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를 통해 촛불 시위를 생중계했다. 대안 미디어의 발전은 미디어 비전문가들의 해방을 가져왔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미디어를 만들고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형식적인 진보가 내실 있는 진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

미디어 영향은 불가피
휴대용 텔레비전의 보급은 시청자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미디어와 접촉할 수 있게 해줬다. 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여러 패션과 문화는 새로운 유행을 만든다. 한창 인기가 있는 드라마 속 연예인이 입은 옷은 매장에서 품절 된다.
이지연<생활대ㆍ의류학과> 교수는 “미디어가 우리들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미디어의 발전으로 문화요소의 파급속도가 빨라졌고 인터넷을 통해 소규모의 마니아 층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성화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즉 개인과 개인이 어느 특정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집단을 형성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는 시청률이나 구독자 수에 따라 평가된다는 상업성과 대중성의 한계를 안고 있다. 상업주의적 미디어는 편협한 정보를 제공해 문화적 다양성을 해치기도 한다. 김현철<사회대ㆍ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미디어의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미디어 본연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바른 미디어 교육 필요하다
흔히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부른다. 미디어에 대한 애증적인 논쟁과정은 어린이들의 텔레비전 시청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텔레비전은 단순한 방송매체가 아니라 정보획득의 장이 된 지 오래다. 텔레비전 시청을 무조건적으로 가로막기보다 미디어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비판적인 수용자로 자랄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곡된 미디어는 사회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고착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강현희<여성 민우회 미디어 운동본부> 팀장은 “수용자들은 자신이 받아들이는 미디어의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판적 사고를 기르기 위한 미디어 교육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미디어 교육은 학생들이 미디어에 대한 능동적 사고와 표현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 읽기 교육과 미디어 제작으로 나뉜다. 기본적인 읽기와 제작간의 소통을 바탕으로 한 통합적 교육이 필요하다.
강 팀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미디어 읽기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어졌다”며 “미디어교육을 발전시키기는커녕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부기관, 시민단체, 교사모임 등 다양한 주체가 미디어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과정의 이론적인 틀이 부족한 것도 미디어 교육이 발전하기 힘든 이유다.

미디어 수용자에서 참여자로
박예리<생활대ㆍ식품영양학과 07> 양은 “인터넷에서 정치인을 비판한 글들을 보고 그대로 받아들일 때가 있었다”며 “단면만을 보고 왜곡된 시각의 미디어를 나도 모르게 받아들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런 만큼 미디어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론사회단체는 방송프로그램의 내용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혀내고 문제점을 찾아내 프로그램을 개선시킨다. 미디어 비판을 위해서는 먼저 미디어의 구조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미디어의 구조를 올바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법과 문화 및 생활양식 그리고 방송 정책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주정순<미디어 세상 열린 사람들> 사무국장은 “방송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며 “방송 심의 위원회 등을 통해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건강한 방송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UCC와 같은 대안 미디어도 기존에 있던 대형 미디어의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이미 거대화되고 산업화 된 대형 미디어에 비해 대안 미디어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 미디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 제작자가 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촛불시위를 실시간 인터넷으로 방송할 수 있었던 것도 대안 미디어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디어 수용자는 대안 미디어를 통해 미디어 사용자 및 미디어 생산자로 변신하고 있다.
대안 비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임연경<자유 기고가> 씨는 “벤야민은 새로운 미디어가 대중의 지각을 훈련시켜 그들의 비판의식을 고양시킨다고 했다”며 “미디어 수용뿐 아니라 미디어 교육에 있어서도 그 주체가 자신이 된다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보영 기자 raeng@hanyang.ac.kr
일러스트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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