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값진 땀방울’
당신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값진 땀방울’
  • 서정훈 기자
  • 승인 2009.01.04
  • 호수 12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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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2008년도 이젠 안녕

마지막과 처음은 항상 지난 일을 반성하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하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연말연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고, 다가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곤 한다.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 혹은 믿음직한 친구와 즐거운 연말연시를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 땀 흘리던 사람들의 ‘뜨거운 연말’을 들여다봤다.

파란만장 2008년도 이젠 안녕
2008년도 벌써 작년이 됐다.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한 해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잊고 싶은 한 해였을 2008년. 한 해가 가는 것이 아쉬웠는지 동장군이 갑자기 찾아와 연말의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던 만큼 2008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양했다. 연인과 친구, 가족끼리 단란하게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며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고 촛불과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 사람들도 있었다.

서울 시청광장 스케이트장에서
2008년의 마지막 날, 시청광장. 광장에 마련된 스케이트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한 시간마다 사람들이 나가고 나면 어김없이 스케이트장을 정리하는 ‘파란 옷의 그들’이 있다. 스케이트장의 안전을 비롯해 얼음판과 기타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최강용<경기도ㆍ동두천시 33> 씨도 그들 중 한명이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그는 스케이트장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혹여나 넘어져 다치는 사람이 있을까봐서다. 스케이트장을 관리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바로 낮과 밤이 바뀌는 생활.

얼음판에 파인 자국을 메우기 위해 물을 뿌리는 작업이 주로 새벽에 이뤄지기 때문에 영업이 끝나도 새벽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 게다가 오늘은 연말 행사가 겹쳐 스케이트장 운영이 밤 1시까지로 연장됐다고. “저도 쉬고 싶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런 것 다 따지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나요. 저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더 고생하시는 분들도 있으니까…” 2009년의 소망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최 씨는 2008년의 저물어가는 마지막 해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올해만큼 자연재해나 큰 사고가 없었던 해도 드물 겁니다. 이런 사실들을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하더라고요. 내년도 올해만큼만 조용히, 평화롭게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최 씨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스케이트장을 떠나려는 순간 들리는 소리. “시청광장 내 전 구역은 금연입니다. 담배 피우지 말아 주시고요, 혹시라도 몰래몰래 담배 피려고 준비 중인 중고딩 여러분, 걸리면 쌈싸대기를 때릴꺼에요” 재기발랄한 멘트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 멘트를 말한 주인공은 시청광장에서 DJ를 하고 있는 김용성<경기도ㆍ안양시 28> 씨.

2008년 1월부터 시작된 스케이트장 내 DJ 프로그램을 계속 이끌어나가고 있단다. 재기발랄한 멘트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본업이 레크리에이션 강사라고. “여기 오신 분들은 다 쉬러 오신 분들이잖아요, 더 재미난 휴식을 드리기 위해 노력해야죠”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노래를 신청하기 위해 꽤 많은 사람들이 DJ실을 방문할 정도였다. 바쁜 연말을 보내는 것 같아 힘들어 보인다고 하자 돌아오는 김 씨의 대답. “별로 힘들지 않아요. DJ는 8시 퇴근이거든요. 끝나면 바로 연말을 불태우러 가야죠!”

걱정 없는 내년을 바라며…
청계광장에서는 6시부터 ‘하이서울페스티벌-은백의 스크린’ 행사가 개최됐다. 화려한 불빛들이 청계천을 밝혔다. 주변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열심히 광고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 김순오<서울시ㆍ동작구 73> 할머니를 만났다.

집에만 있기도 싫고, 운동도 할 겸 해서 일을 하고 계시다는 할머니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정정하다. “내년에는 부디 나라가 편안해지고 모든 사람이 다 잘 됐으면 좋겠어”라고 새해소망을 밝힌 할머니는 이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청계광장을 지나 광화문으로 가는 길. 추운 날씨를 피해 근처의 대형 서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대형서점 안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서점의 직원인 조민경<서울시ㆍ강서구 23> 씨는 크리스마스부터 눈코 뜰 새 없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단다. “직장 선배들이 서점은 12월에 가장 바쁘다기에 나름대로 각오를 하고 12월을 맞았는데, 이렇게 바쁠 줄은 몰랐네요(웃음)”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조 씨는 재고수량을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정은 밝다. “연말이라 쉬지 못해 힘들지 않냐고요? 그런 마음 가지면 일 못하죠. 이곳에서도 나름의 연말 분위기는 느낄 수 있답니다”


새해에 그녀는 잠시 쉬었던 학교에 돌아간다고 한다. 학교에 다시 돌아가는 것이 떨리기도 하고 또 설렌다고도 했다. “내년에는 좀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취업 걱정 없이요”

광화문을 지나 보신각 타종행사가 열릴 종각으로 향했다. 종각의 분위기는 이때까지 기자가 지나왔던 시청광장ㆍ청계광장ㆍ광화문의 즐거운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종각을 둘러싼 수많은 전경 버스와 거리를 밝히고 있는 촛불들. 사람들 손에 쥐어진 노란 풍선들과 빨갛고 파란 피켓들까지… 가는 해 마저 즐겁게 보내지 못하는 우리네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와중에도 사람들은 오는 새해를 반기며 2008년의 마지막 밤하늘을 향해 연신 폭죽으로 별을 수놓고 있었다. 폭죽의 불빛이 사그러들듯, 2008년도 조용히 저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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