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대표단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노무현 대통령과 만남을 비롯해 국무총리, 국회의장을 만났으며, 국립 현충원을 참배하는
등의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북측 대표단과 우리 국민들이 만나는 행사장 곳곳에서 ‘아리랑’과 같은 노래 소리와 ‘조국통일’의 구호가
들렸다. 민족대축전 기간 동안 남북이 갈등을 넘어 화합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반면 행사장 밖에선 일어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우리 사회 내에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갈등이라는 문제를 다시 불거지게 만들었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은 민족대축전 기간 내내 첨예하게
대립했다.
보수진영은 “6·25 남침에 대한 사과 없이 북한 대표단의 방문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였다. 이들은 민족 대축전이 시작됐던
14일 서울역, 상암월드컵 경기장, 광화문 등지에서 북측 대표단의 방문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러한 집회를 주관한 ‘국민행동본부’, ‘반핵반김
국민협의회’측은 북한 인권 개선과 대북 전기공급 철회등을 촉구했다. 또한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을 저지하기 위한 시위도 현충원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민족대축전을 주도한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을 배려하지 않았다. 통일연대와 민중 연대 등 진보단체들은 1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대학로에서 ‘반전평화 자주통일 범국민대회’를 열어 북측 대표단을 환영했다. 또한 이들은 ‘주한미군 몰아내 식민사회 종식시키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각까지 가두행진 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더 뜻 깊었던 민족대축전은 외형적으로 화해분위기 조성과 긴장 완화,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여러 가지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타난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이는 민족 대축전 기간동안 서로를 배제한 채 독자적 행보를
보인 양 진영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이젠 민족대축전이 남긴 과제를 풀어야 한다.
성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