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한양 비망록
2008 한양 비망록
  • 최정호 기자
  • 승인 2008.12.07
  • 호수 12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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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학교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이에 본지는 2008년 한 해 동안 굵직한 이슈로 떠올랐던 소식들을 총망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0개의 이슈를 골라 각각 순위를 정했다. 순위 선정 결과, 회계 비리에 따른 서울 총학생회 사퇴가 1위로 꼽혔다. 순위 선정 기준은 우리학교와의 연관성, 이슈의 지속성, 규모, 영향력 등이다.            

서울 총학생회,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08년 한 해 동안 있었던 교내 사건 중 1위로 꼽힌 것은 서울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회계 비리 사건이다. 이는 파급효과, 지속성, 사안의 규모, 학내 구성원과의 공유성 등의 순위 선정 기준에 가장 부합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서울 총학 논란은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의 대의원회 및 문화제를 교내에 지난 3월 28일부터 이틀간 유치하면서 시작됐다. 제36대 총학은 선거 운동 당시 학생들의 동의 없이 어떠한 형태의 한총련 집회도 유치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학생들의 비난은 한층 더 높았다.
총학에 대한 불만은 우리학교 홈페이지 서울 자유게시판을 중심으로 힘을 실어갔으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소집의 발단이 됐다. 비대위는 한총련 관련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총학 회계 비리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회계 감사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한 청문회가 지난 5월 6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총학의 불참으로 무산되자 총학생회실로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다. 총학은 회계 비리에 대해 인정했고 1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대외 지원비를 축소 발표한 것이 드러났다. 이에 총학은 지난 5월 21일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전원 중도 사퇴했다.
총학 사퇴 후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가 총학을 대행하면서 학생회칙 개정에 대한 여론이 조성됐다. 후속조치로 회계감사가 이뤄졌고 학생회칙 개정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8월부터 진행된 학생회칙 개정안이 지난 11월 5일 학생회칙 개정 공청회에서 공개되면서 학생회칙 개정이 가속화됐다. 개정된 학생회칙은 회계 관련 시행세칙이 추가됐으며 총투표로 개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2일부터 3일간 진행된 학생회칙 개정 총투표는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이로써 학생회칙 개정은 내년에 새롭게 구성되는 중운위로 넘어가게 됐다.

백남 김연준 설립자 동상 건립
학교법인 ‘한양학원’의 설립자인 백남 김연준 박사가 지난 1월 7일,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1939년 우리학교를 설립한 이후, 1945년에는 한양중학교와 공업고등학교를 설립했다. 이어 1974년 한양여대, 1999년 한양여대부속유치원, 2002년 한양사이버대학을 세워 우리나라 교육계에 한 획을 그었다.
양 배움터는 고 김연준 박사가 우리학교에 기울인 애정과 열정을 기려 고인의 동상을 건립하기로 했다. 서울배움터는 신본관, 안산배움터는 본관 앞에 세워질 예정이다. 동상은 고인의 총장 재직 시절인 60대 전후의 모습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오른손은 선서를 하듯 들고, 왼손은 책을 받쳐 들고 있는 형상이다. 제작은 SK그룹 1ㆍ2대 회장의 흉상을 제작한 박충흠 작가가 맡기로 했다.
학교 측은 동상 주변의 공간을 확보해 상징적인 광장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구상중이다. 서울배움터 한양플라자 리모델링 등으로 공간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상 개막식은 내년 개교 70주년 기념일인 5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고 김연준 박사는 언론ㆍ체육ㆍ인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고인은 1960년에 대한일보사를 창립해 국민 계몽운동에 힘쓰고, 다양한 국제 언론행사를 유치했다. 또한 1968년 대한체육연맹 회장을 역임했고, 1984년 국제인권옹호한국연맹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국내 인권 옹호에 힘썼다. 한편 음악으로 우리나라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한 음악인이기도 했다.

2009년은 ‘등록금 동결’ 시대
김종량 총장은 지난달 28일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우리학교 내년도 등록금을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또 기획처장 한정화<경영대ㆍ경영학부> 교수는 “등록금 동결로 예상되는 예산 부족금은 교직원 임금 동결과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은 최대한 증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대학가에는 등록금 동결 바람이 불고 있다. 기폭제는 지난달 21일 열린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 나온 ‘등록금 동결 검토’ 발언이었다. 협의회는 이날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이에 성신여대가 4년제 대학 최초로 2009학년도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으며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상당수 대학이 등록금 동결을 발표하고 있다.
안병만<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5일 전국 18개 대학 총장들과 간담회를 열어 “경제가 국내외적으로 어려운데 많은 총장들께서 자발적으로 등록금 동결이라는 결단을 내려줘 감사드린다”며 “국민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건축대ㆍ정통대, 공대로 통폐합
건축대와 정통대는 지난 7월 ‘공학계열 학사조직개편 위원회’의 구조개편 일환으로 공대로 통합된다. 하지만 통폐합 논의 과정에서 공대 구조조정 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 건축대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 이는 본부가 이사회에 제출한 개편안과 단대 학장들에게 발송한 개편안이 달랐기 때문.
공대는 내년부터 ▲제 1대학 건축대학 ▲제 2대학 전자통신컴퓨터공과대학 ▲제 3대학 응용화공생명공과대학 ▲제 4대학 기계원자산업대학 등 4개 대학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공대 구조조정 위원회는 작년 9월 공대 학사구조 개편 관련 공문을 단대 학장들에게 발송해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본부는 기획운영위원회, 교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올해 6월 학칙개정안 심의를 대학평의원회에 요청해 ‘심의유보’ 결정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본부는 최고법인 이사회에 개편안을 상정해 승인을 받았으며 내년도 수시 모집 요강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평의원회, 교수평의원회는 ‘심의 유보’ 결정이 반영되지 않아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단대 학장들이 받은 개편안과 본부 측이 확정한 개편안이 차이가 있어 건축대, 건축대 동문회 등도 반대 성명서를 제출했다. 건축대 측은 현재 건축학부, 건축공학부를 타 학과와 통합하지 않고 제 1대학으로 개설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본부는 논의 결과를 최대한 반영해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학 신문 최초 ‘Saving HYU’캠페인
본지는 올해 ‘Saving HYU’라는 이름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여왔다. 학생들이 주체로 나서 학교 발전과 바람직한 대학 문화를 창출하자는 취지다. ‘Saving HYU’는 개교 69주년ㆍ창간 49주년 기념 간담회를 시작으로 14회에 걸쳐 연재됐다. 기후 변화에 따른 에너지 절약 필요성은 국내외에서 사회적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Saving HYU’는 국내 대학 최초의 학내 에너지 절약 운동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타 대학 또한 학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 캠페인을 통해 대내외 단체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학교 측에서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 건물별로 월별 물ㆍ전기ㆍ가스 사용량도 공개하고 있고, 또한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절전 스티커 부착 등 다양한 노력들을 시도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우리학교의 ‘Saving HYU’ 캠페인을 모범적인 대학 에너지 절약 사례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학 공동 협의체인 한국 그린 캠퍼스 추진협의회에 학내 절약 운동의 선구자인 우리학교가 불참한 사실은 아쉽다.

왕십리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하다
서울배움터 주변이 올해 초부터 새 단장에 들어갔다. 성동구는 지난 3월 우리학교 주변 행당동 일대를 친환경ㆍ패션특화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거리를 정비해 ‘젊음의 거리’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성동구는 28억 원의 예산을 투자해 우리학교 앞부터 왕십리 민자 역사 뒤편 진솔길에 달하는 600m 구간의 환경개선공사를 시행한다.또 정문에서 왕십리로 이어지는 공간에 야외공연장과 녹지대를 갖춘 한양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젊음의 거리 조성을 공고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 날이 갈수록 학교 주변이 달라지고 있다. 환경개선공사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한양대길을 새롭게 포장해 보도를 정비했으며 진솔길도 보행자 전용도로로 탈바꿈했다. 왕십리역 6번 출구 앞 포켓파크도 완공됐다. 70그루의 회화나무를 심는다는 당초 계획은 나무 수급 불량으로 느티나무로 대체됐다. 또 4년이 걸린 왕십리 민자 역사가 지난 9월 위용을 드러냈다. 완공된 역사 내에는 첨단 문화 복합시설이 들어서 왕십리 주민들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떠올랐다.
젊음의 거리 조성 완공과 왕십리 민자 역사 개관으로 한양대 주변은 기존의 술집 일색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수시 모집 광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
우리학교는 한겨레 8월 25일자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수시 2학기 모집 광고를 실어 파문을 일으켰다. 광고대행사 ‘벽천애드컴’은 당일 사과문을 게재했으며 한겨레 8일 26일자에 일본해를 동해로 바로잡고 독도로 표기한 광고를 다시 실었다.
우리학교는 한겨레 16면에 ‘글로벌 리더로 키우겠다’는 내용의 전면 광고를 싣고 광고 하단에 일본해가 표시된 지구본 사진을 사용했다. ‘벽천애드컴’은 최초 시안 제작 당시 일본해로 표기된 원본 이미지를 수정해 학교 측에 완성본을 보냈다.
하지만 실제 신문광고를 제작하면서 시안용 이미지의 품질과 저작권 문제로 이미지 대여 회사에 고해상도 이미지를 재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해로 표기된 지구본 사진을 바로잡지 못하고 신문에 광고를 게재했다.  이번 수시 광고 논란은 동아일보, 세계일보 8월 25일자에 기재되며 사이버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중국이 지난 8월 24일 2008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물의를 일으킨 바로 다음날 불거져 네티즌의 비판도 한층 거셌다.  김영덕<벽천애드컴> 대표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와 우리학교 홈페이지 서울자유게시판에 해명글을 올렸다. 우리학교 또한 사과문을 게재하고 후속조치로 ‘벽천애드컴’과의 계약을 파기했다.

기술지주회사, 국내 대학 중 최초 설립
우리학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받아 기술지주회사(이하 HYU 홀딩스)를 설립했다. 기술지주회사는 수익의 일정 부분이 교내 연구 개발비로 사용돼 또 다른 기술을 개발하는 선순환구조를 지향한다. HYU 홀딩스의 1호 자회사는 트란소노다. 잡음제거 기술을 보유한 트란소노는 통신업체나 휴대폰 제조업체와 연계하는 등의 방식으로 내년까지 국내 제품 생산량 5% 점유를 계획하고 있다.
트란소노의 뒤를 잇는 자회사로 크레스타가 있다. ‘21C 세계화 시대를 선도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최적의 종합교육, 생활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일류 기업’을 목표로 하는 크레스타는 내년 3월부터 사업에 돌입한다. 우리학교는 지난달 6일 2008 산학협력 엑스포에서 ‘우수 TLO상’ 수상해 다시 한 번 산학협력 우수대학으로서의 면모를 입증했다. 이는 매년 대학의 TLO(기술이전 전담조직) 활동 및 성과를 평가해 우수 TLO를 선정하는 상이다. 우리학교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산학협력을 통한 누적 수익이 국내 사립대학 중 1위다. 또 특허와 기술이전 부문에선 3위 이내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산학협력 우수대학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

WCU 선정, 글로벌 한양 가동
우리학교가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이하 WCU)에 최종 선정됐다. 이는 장래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핵심 분야 연구를 추진해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제1유형, 제2유형, 제3유형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유형 별로 선정된 국내 대학에 지원금을 지급한다.
우리학교는 제1유형에서 3대1, 제2유형에서 6.6대1, 제3유형에서 1.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돼 지원받게 됐다. WCU는 연간 1650억 원씩 향후 5년 동안 825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선정 대학에게 오는 10일까지 제1유형과 제2유형에 대한 지원 예산 계획서를 받아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제1유형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전공 및 학과 개설 지원 과제로 우리학교는 에너지공학과가 선정됐다. 에너지공학과는 그린에너지 및 지구온난화 대응 융합기술을 다루는 학과다. 개별학자 초빙 지원 과제인 제2유형에 선정된 과제는 구조 및 기계 시스템의 통합 설계로다. 제3유형은 세계적 석학 초빙 지원 과제로 총 5개의 과제가 선정됐다. 이에 지난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앤드류 피어<미국ㆍ스탠퍼드대> 교수 등 총 5명의 세계적 석학이 초빙돼 강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에이즈 치료제 개발, 새로운 희망 열다
이상경<공대ㆍ생명공학과> 교수팀과 프렘라타 샹카<미국ㆍ하버드대> 교수팀이 공동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 기술이 지난 8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인체의 백혈구에만 결합하는 ‘백혈구 특이적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했다. 논문은 세계적 과학지 ‘셀(Cell)’에 실렸으며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과거 에이즈 치료제는 그 효과가 정상 세포까지 미치는 등 부작용이 크고 매일 과도한 양을 투여해야 했다. 하지만 연구진의 치료제는 유도탄처럼 면역세포에만 찾아가는 방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이로써 에이즈 치료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셈이다.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Human Immunode ficiency Virus :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는 사람에게만 침투해 동물 실험을 통한 효능 평가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연구진은 사람의 면역세포를 가진 ‘인간화된 쥐’를 사용해 걸림돌을 제거했다. 이 쥐의 신약반응이 성공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사람에게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연구진은 유인원 실험과 임상 실험을 계획 중이다. 또 항체 대체물질에 집중해 면역반응을 유발하지 않는 유전물질 전달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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