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외국인 노동자 복지에도 신경 써야)
독자투고 (외국인 노동자 복지에도 신경 써야)
  • 취재부
  • 승인 2005.11.06
  • 호수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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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들어서 절대 빈곤 해소에 따른 3D 노동 기피 현상, 인력의 고학력화, 현장 노사관계의 변화 등으로 생산직 인력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고, 이로 인한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었다.

아직도 이 사회에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불안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외국인노동자들은 자신의 신분상의 약점으로 인하여 저임금?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업장 안팎에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외국인노동자의 문제 중 가장 많은 건수가 임금체불이며, 한국인 노동자들의 일하기 꺼려하는 3D업종에서 근무하므로 한국인노동자에 비해 재해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재대로 주장할 수 없는 위치 때문에 기본적인 보상이나 치료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사업장 안팎에서의 욕설과 폭행, 여성의 경우 성추행이나, 성폭행에 대책 없이 노출되어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은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므로,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실정이며, 이에 따라 제대로 된 의료혜택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외국인노동자들은 한국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고 있으며, 이에 인권침해와 복지문제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이다.

이제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는 단지 한 나라만의 문제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사이다. 자본은 끊임없이 국경을 이동하며 부를 창출하고 있으나, 노동은 국경을 넘나들며 인권을 유린당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 예외는 아니다. 더 나은 임금을 찾아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그들의 불법 체류로 인한 문제점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는 단속으로써, 규제로써 문제를 막으려 하지 말고 근본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고용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해결책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해결책으로는 외국인 노동자의 복지를 고려한 외국인 노동자 보호법 개선, 고용 허가제를 도입, 산업재해와 문화갈등을 줄일 수 있는 정부차원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 등이 있다.

몇 해 전, 1903년 조선의 노동자들이 미국의 사탕수수밭으로 간지 100주년을 맞이하였다. 그 당시 조선인들이 미국인으로부터 받았던 멸시와 수모, 그리고 신체적 폭행, 저임금 등의 인권 침해는 지금의 한국인이 동남아, 중국, 몽골 등으로부터 온 이주노동자에게 보이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우리가 받은 피해를 고스란히 그들에게 넘겨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지금의 이러한 제도와 관습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한국은 미국과 같은 부류의 국가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선 우리 사회의 필요로 수급한 것이지 외국인 노동자들의 요구에 의해서만 발생된 문제가 아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상실한 제조업 분야의 3D업종에서 생산의 주역이자 한국사회 밑바닥의 청소부로 산업기반을 지탱하며 수출의 역군으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존재에 대한 고마움과 권리를 인정해주는 제도개선과 법 제정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이처럼 수모와 천대를 당하고서도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돌아갈 사람이 몇이나 있을 것이며, 그 나라의 핵심 인재가 되어서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우호적일 것인가?’ 하는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해야 할 것이다.  

김병희<법대·법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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