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의 개관의 의미와 전망
국립중앙박물관의 개관의 의미와 전망
  • 취재부
  • 승인 2005.11.06
  • 호수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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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국문대 문화인류학 / 박물관 관장)교수
지난 28일에 국립중앙 박물관이 용산 신건물에서 개관되었다. 총독부 건물이던 옛 중앙청 건물에서 나온지 7년 만의 일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개관은 우리 역사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계 6번째 규모라는 자랑이 헛말이 아니고 우리 역사에서 이제 어느 나라의 박물관에 견주어도 훌륭한 박물관 건물을 가지게 된 것이다. 국립박물관은 조선말기에 설립된 이왕가박물관의 유물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지난 반 세기 넘게 제대로 된 건물을 가지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경복궁 시대를 마감하고 이제 사대문 바깥의 용산에 자리잡은 것도 우리 사회의 발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외형적인 발전보다도 박물관의 역할이 예전의 박물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의 문화재를 빛내기 위한 박물관의 전시에서 이제는 세계의 문화유산을 비교하여 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이 추가된 것이다. 물론 아직은 아시아의 국가들의 문화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다른 문화를 인식할 수 있게 함으로서 세계화시대의 문화인식의 새로운 차원을 열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교육을 위한 공간이 획기적으로 확보된 것도 미래박물관을 지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규모의 어린이 박물관이 들어서는 것이나 여러 규모의 공연이 박물관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은 이제 명실 상부한 대한민국 문화센터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물관 개관일에 같이 둘러본 외국 박물관 관장들은 모두가 거대한 규모와 우아한 내부 공간 그리고 전시에 찬사를 보냈다. 예전의 답답한 실내 공간에서 군데군데 바깥의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공간들이 배치되어 기나긴 관람동선을 지루함과 피로함을 덜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제는 박물관에 “공부하러 가는 것보다도 놀러갈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공간에 있으면 그저 문화가 살 속에 배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은 분위기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하나이고 최신의 박물관이라는 외형적 규모에 맞게 이제는 운영체계가 새롭게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수적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학예인력의 확보와 선진적인 기법의 전시나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대표적인 문화시설로서 우리 민족의 얼굴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지역의 도시경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군부대의 이전이나 전면에 한강을 가리는 아파트의 처리 그리고 현재 불편한 접근성은 장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우리 한양대학의 박물관도 이제 개관한지 2년이 넘었다. 그동안 특별전시회나 음악회 등을 개최하고 전면의 테라스를 카페로 개조하여 한양의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좋은 문화공간은 자주 사용함으로서 그 가치가 더 할 것이다. 국립박물관의 개관이 우리 가까이에 있는 대학박물관도 한양문화공간으로서 더욱더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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