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뉴타운, 부동산 투기의 구멍 뚫린 대안
왕십리 뉴타운, 부동산 투기의 구멍 뚫린 대안
  • 취재부
  • 승인 2005.08.29
  • 호수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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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갈등 극복하고 주민합의 도출해야

우리학교에 인접한 왕십리 뉴타운 지역.
부동산 투기현상은 더 이상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불안정한 경기 변동으로 인해 마땅히 재테크를 할 곳을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부동산에 몰리면서 전국 곳곳에는 ‘투자’가 아닌 ‘투기’가 성행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특히 초호화 주상복합이 들어선 강남권을 중심으로 투기세력이 몰려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적 편차가 더욱 큰 폭으로 벌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정부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북지역을 개발 및 정비해 강남과 강북의 균형적인 발전을 유도하려는 방안을 마련했다. 바로 뉴타운 개발 계획이다. 뉴타운 개발 계획은 기존의 재개발 계획과 신도시 개발의 단점을 보완한 지역 개발 방식이다.

서울시는 뉴타운 개발을 위한 1단계 시범사업지로 주거중심형, 신시가지 개발형, 도심형의 3개 유형으로 분리했다. 주거중심형 뉴타운의 개발사업지로 길음지구, 신시가지 뉴타운으로 은평지구가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도심형 개발사업지로는 우리학교에 인접한 성동구 하왕십리동 440번지 일대의 왕십리지구가 선정됐다. 왕십리 뉴타운 사업이 우리학교 학생 및 학교 일대 지역 주민들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왕십리 뉴타운 사업의 개발 방향을 청계천 복원 사업과의 연계한 도심형 복합타운 조성, 지역특성에 맞는 환경친화적 개발,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어울리는 커뮤니티 조성 등으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뉴타운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도심공동화 방지는 물론, 다양한 주택유형과 충분한 기반시설 확충에 따른 생활편익 증진 등을 꾀할 수 있다고 밝혔다.국민들도 왕십리 뉴타운의 개발 효과에 대해 긍정적이다. 왕십리 뉴타운은 도심에 근접하였고 국철, 2호선, 5호선 등 지하철 3개 노선(2009년부터 분당선 포함 4개 노선)의 역세권에 위치하여 교통의 요지로서의 최대 장점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뉴타운 안에는 폭 30m, 길이 500m의 보행 가로공원 등 각종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 쾌적성이 높아져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근 청계천 복원에 따른 지가 상승효과도 무시 못 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왕십리 뉴타운 개발은 몇 가지 논쟁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개발 기대 효과로 인한 부동산 투기바람 조성이다. 왕십리 뉴타운과 청계천을 사이에 둔 모 아파트 34평형은 분양가가 2억원 선이었으나 현재 호가가 4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뉴타운 개발로 인해 강북권마저 강남권과 같이 실거래는 드물고 호가만 치솟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상승한 강북권 부동산 가격이 강남권 부동산 가격을 끌어 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둘째, 정책기관 간의 의견 충돌과 부처간 갈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건설교통부는 초기에 왕십리 뉴타운 사업을 공영 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공영 개발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공사비가 막대해져 재원 조달이 힘들고 주민들간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공공기관이 이들을 설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역 주민들도 공영 개발 방식에 반대해 현재 왕십리 뉴타운 사업은 민영 주도 개발 방식으로 선회한 상태이다. 계획 초기에 공영 개발이 채택됐던 이유는 지구 내에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이 산재됐고 주민간의 개발 욕구가 다양하여 민영 개발 방식으로는 통일된 개발 방향을 수립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초기에 지적됐던 민영 개발의 문제점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도 못한 채 방식을 변경한 결과 우려했던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개발 방식을 통일시키지 못해 현재까지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왕십리 뉴타운 개발 계획은 2002년에 입안됐지만 지난 3년간 거의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부처간 이견을 좁히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개발 사업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들도 지역사회 전체의 이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개개의 사사로운 이해관계는 타협하고 조화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서울시는 강남권의 투기현상을 막기 위해 계획한 뉴타운 개발이 또 다른 투기를 야기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부동산 대책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우리학교에서도 지방자치 연구소를 중심으로 성동구 장기개발 계획 구상에 참여함으로서 왕십리 뉴타운 개발의 문제점에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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