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목표는 끈기로 달성해야
취업목표는 끈기로 달성해야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10.12
  • 호수 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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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화는 분신처럼 붙어 다닌다. 집안, 지하철, 길을 걸으면서도 연령이나 성별을 넘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주인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람이 전화를 이용하는 건지, 전화가 사람을 끌고 다니는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전화는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생활 속에서 거리를 좁혀주고, 비즈니스에도 한몫을 한다. 그 반대로 강의실에서도 소리를 내고 또 화풀이로 전화를 팽개치는 경우도 있다. 통신기술의 발전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이제는 생활 속에서 장점과 단점을 동반해 폐단까지 갈지도 모르겠다. 나는 풍부하기 보다는 부족하고 흔치 않았던 시절의 기억 때문에 전화에 대해서 아직도 “용건만 간단히”, “통화는 짧게”라는 캠페인이 생생하다.

지난주에는 이런 전화가 즐거운 소식을 전해줬다. “저 99학번 누구입니다. 관세사 시험에 합격해서 제일 먼저 전화하고 싶었습니다” 잘됐다는 격려의 말을 전하면서 제법 긴 시간을 통화했다.

그 사연은 작년 4학년 졸업논문 지도를 하면서 전공과는 다른 분야에서 목표대상을 잡았기 때문에 나눈 얘기가 단초였다. 관세사 시험을 준비해왔는데 합격되지 않아 방향을 바꾸려고 고민하는 중이었다. 본인도, 부모님도 거의 다른 방향으로 굳혀가는 중이라는 얘기에 “만약 내가 너의 입장이라면 한 번 더 도전해 보겠다”는 말을 하면서, 방향을 바꾸는데 그 어려운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 아깝지 않으냐, 그동안 준비해온 것을 좀 더 다져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얘기를 한 것이 이런 승전보로 돌아왔다.

들뜬 기쁨의 전화였지만, 내게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뜨거웠다. “자 이제 기쁨의 순간은 짧게 하고, 긴 희망과 기대를 위해 실전에 임하는 준비를 서둘러야 되지 않겠나. 관세청장까지 가야지” 이런 말을 하면서 전화기를 다시 한 번 쓰다듬게 됐다.

요즘 취업통계나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걱정이 멀리서 느껴질 정도로 다가오고 있다. 목표를 설정할 때 드린 정성이 가볍게 지워져서는 안 된다.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정성들인 정보를 수집하고 냉정하게 분석해 판단할 수 있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성취하는 즐거움을 위해서 참고, 견뎌내는 뚝심도 필요한 것이다. 쉽게 접고, 또 다른 것을 펼쳐 우왕좌왕하는 것보다는 신중하게 설정한 목표를 끈기 있게 추진하는 근성을 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불안한 마음을 씻어내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기왕에 준비했던 것에서 긴장과 고통의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임전무퇴의 화랑정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중국의 양 계초(梁啓超) 선생은 자변(自變)과 타변(他變)이 있는데, 스스로 변화를 준비하고 이뤄내는 것이 다른 국가에 의해 변화를 추동한 것보다 좋다는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소화해 정진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뜻으로 보인다. 타변은 자칫하면 망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다른 사람의 말에 아니면 작은 이익에 연연하여 끌려 다니는 형상에 대해서 자극을 주는 해석이 될 만한 것이다.

변화는 새로운 가치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필수조건이지만, 스스로 자기조건이나 판단에 좀 더 힘을 실어 도전하는 것이 아쉽다는 뜻이다. 입학했을 때의 초심을 여러 가지 이유로 바꿨거나 포기했다면 정말 아쉽다. 더 나아졌다는 명분으로 자주 바뀌는 것은 시간의 낭비일 뿐이다. 쌓아가야 할 내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략보다는 뚝심이나 뱃심이 더 소중할 것이라는 생각은 자기중심의 사고방식이나 습관이 자기 꾀에 자신이 빠지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상대적이고 생산적인 당당한 입장에서 희망과 기대를 채울 수 있는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한양사자의 원대한 젊은 기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정대철 <사회대ㆍ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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