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안에 통일 기회 찾아온다”
“10년 안에 통일 기회 찾아온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08.10.05
  • 호수 12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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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들은 우리나라 외교ㆍ안보 분야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남북통일은 실제로 이뤄질 것인가. 통일이 되면 한국은 동북아에서 어떤 국제질서를 형성할 것인가. ‘한국 외교ㆍ안보의 미래’와 관련된 여러 의문들을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다.

◆ 김정일 없는 북한, 어디로 흘러가나
지난 8월 중순경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증으로 병상에 드러누움으로써 김정일 일인 독재체제로 유지되던 북한에 내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김정일이 쓰러지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김정일이 없는 북한을 염두해 둬야 했다. 다만 이번 사태로 김정일이 없는 북한을 상정하는 시기가 앞당겨진 셈이다.

포스트 김정일로 거론되는 세 아들 김정남, 김정철, 김정운 등이 있지만 김정일이 없는 북한의 권력은 군부 중심의 집단 통치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선군통치’를 표방하는 김정일의 실질적인 권력도 군대의 장악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노동당을 무시할 수 없는데 노동당이 중심이 돼 새로운 정권을 수립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하지만 김정일이 움켜쥔 권력을 온전히 계승할 정치세력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

◆ 제2의 한국전쟁 가능성은
군부가 북한의 정권을 잡는다면 남한에 대한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결과부터 말하면 ‘제2의 한국전쟁’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쟁을 일으키는 지도자는 ‘승산은 있는가’와 ‘패전 후에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시키거나 강화할 수 있는가’두 가지를 고려한다.  남한에서 북한을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남북의 무력대결은 이 두 가지 전제를 통해 북한이 남침을 감행할 것인지 판단해봐야 한다.

지난달 5일 미국 CIA가 병력규모, 주요 장비, 국방비 등을 계량화해 주요 국가의 군사력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1만8천여 점으로 세계 9위인데 비해 북한은 남한의 1/7 수준인 2천 500여 점에 불과했다.
한국전쟁 이후 특이한 정치현상은 전쟁전의 남북 지도자들이 전후에도  입지가 강화됐다는 사실인데,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런 요행은 바랄 수 없다. 재래식 군사력 비교에서 열세인 북한의 지도부는 또다시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켜 축출당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정일의 부재로 해이해진 내부 기강을 추스르기 위해 서해교전 같은 국지적인 도발은 전보다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통일은 이뤄지나
북한이 중국의 ‘동북4성’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김일성이 제창한 우리식 사회주의인 ‘주체사상’이 뿌리 깊이 박혀있는 북한으로서는 중국도 경계의 대상이다.
다행스럽게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 남한을 바라보는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이 유엔회원국인 북한을 강점하기도 어렵고 북한도 중국에 복속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통일이 이뤄질지 여부는 북한이 체제유지를 어떻게 해나가는지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중국에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으로부터 받는 경제적ㆍ정치적 간섭이 부담스러운 북한으로서는 남한과의 대타협만이 살길임을 알고 있다.

이런 북한 지도부의 인식 때문에 남북 간의 정치적 통합의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 통일이 단계적인 과정임을 감안했을 때, 정치적 통합을 통일로 간주한 남북통일의 호기는 10년 안으로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의 존재가 통일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한반도 통일 이해당사국들의 논의 과정에서 통일한국에 주한미군을 계속 잔류시킬 가능성이 크다.

통일한국이 남북으로 갈라졌던 때보다 영토와 인구는 늘어나겠지만 주변국에 비해 상대적인 열세는 면치 못할 것이고, 통일한국은 세력균형을 이뤄줄 나라로 여전히 미국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 통일한국, 동북아에 어떻게 자리매김하나
현재 한반도는 중국세력과 미국세력의 완충지역이다. 그런데 남북이 통일된다면 한국은 대륙세력에 가세해야 할지 해양세력에 가세해야 할지, 아니면 중립을 지켜야 할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의 포위망에 둘러싸인 중국은 통일한국이 미국의 동북아 포위망에 합세하면 크게 반발할 것이다. 
그래서 통일한국은 미국과 기본적인 안보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변국과 다자안보체제를 형성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징병제는 존속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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