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양자역학
1.양자역학
  • 손수정 기자
  • 승인 2008.09.21
  • 호수 12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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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법칙에 지배되는 이중적 세상

어려운 양자역학, 앨리스와 함께 쉽게 알자

양자역학, 끈이론, 평행우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이론들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가 아닌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루기 때문에 이론을 이해하려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쉬운 이해를 위해 루이스 캐롤의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나라의 앨리스」와 화제의 세 이론이 만났다. 양자역학과 끈이론의 결합으로 설명될 수 있는 평행우주 세계로의 여행을 앨리스와 함께 떠나보자.

아기가 다시 꿀꿀거렸다. 앨리스는 아기가 아픈가 싶어 걱정스레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아기는 매우 괴상한 코를 갖고 있었다. 앨리스는 아이의 생김새가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앨리스는 심각하게 말했다.
“아기야, 네가 돼지로 변할 거라면, 난 너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내말 알아들었지?”
아기가 다시 꿀꿀 거렸는데, 꿀꿀 소리가 너무 컸으므로 앨리스는 깜짝 놀라 아기의 얼굴을 내려다 봤다. 이번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돼지였다.


양자란 어떤 물리량이 연속 값을 취하지 않고 비연속적인 값을 취할 경우, 그 단위량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양자라는 용어는 원자를 고전역학의 틀로 이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을 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생겼다.

예컨대 빛은 파동과 입자 모두의 성질을 갖는다. 이들은 고전역학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현상이다. 고전역학의 관점에서는 입자와 파동은 완전히 다른 실체와 현상이다. 따라서 어떤 대상이 입자면 입자고 파동이면 파동인 것이지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하다는 이중성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중성이 관측됐다는 사실은 본질적으로 고전역학의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암시했고 여기서 나타나게 된 대안이 바로 양자역학이다.

양자역학의 기본원리 중 하나는 하이젠베르크가 생각해낸 ‘불확정성원리’이다. 가령 현실 세계에선 야구공을 벽에 던지면 던진 방향과 반대쪽으로 튕겨 나온다. 그러나 전자는 벽에 던지면 튕겨 나올 수 있고 벽을 통과해 반대쪽으로 나올 수도 있다. 앨리스처럼 안고 있던 아기가 돼지로 변하는 황당한 일도 겪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불확정성이 커진다는 말은 우리가 모른다는 뜻 만을 내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모를 뿐더러 결정할 수 없다. 즉 관측할 수 있는 이가 있건 없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앨리스가 ‘돼지로 변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자 아기는 돼지로 변했다. 즉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돼지도 될 수 있다는 앨리스의 양자적인 생각이 파동을 알갱이로, 알갱이를 파동으로 바꾼 것이다.


“체셔고양이님, 제가 어느 길로 가야 할까요?”
“그거야 네가 가고 싶은 곳에 달렸지” 고양이가 말했다.
“난 어디든 별로 상관없어요” 앨리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가든 괜찮아” 고양이가 말했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는 현재의 미시적 세계를 관측할만한 과학기술부재의 대안으로 ‘확률’을 도입했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미시적 세계에서 입자를 관측하는데 입자의 위치나 성질을 변화하지 않고도 관측이 가능할만한 수준으로 발전한다면 ‘확률에 급급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은 앞서 말한 체셔고양이의 말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은 관측 장비 또는 기술의 한계로 인한 것이 아니라 ‘어디든 상관없는’ 미시적인 자연 현상 그 자체가 ‘어느 길로 가든 괜찮다’는 속성을 가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자연 현상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불확정성과 확률적인 해석을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고전역학의 가치관을 근본에서 거부하는 이론이다. 양자역학이 미시세계에서 불완전한 이유는 인간의 관측 기술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자연 현상 자체가 불완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입자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실질적인 상태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태를 정확히 모르기에 관측 시 확률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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