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상조 과학과 한의학
상부상조 과학과 한의학
  • 이시담 기자
  • 승인 2008.09.07
  • 호수 12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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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신뢰쌓고 ‘동양철학’ 깊이 더하고

 

 한국에서는 한의원이 양방병원만큼이나 익숙한 존재다. 의대와 비슷한 편제를 가진 한의대가 존재하고 최상위 수재들이 한의대로 진학한다. 태국, 일본, 중국 등 각 나라의 전통 의학과 서양의학이 공존하는 나라 중에서도 전통의학이 한국에서 한의학만큼의 위치를 차지하는 나라는 찾기 어렵다. 하지만 한의학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바로 과학 콤플렉스다. 90년대의 한약 분쟁에서 한의학계는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에 합리적으로 대응 하지 못해 강한 트라우마를 남겼다.

서양의 생물의학 개념의 기초에는 데카르트의 철학과 뉴턴의 물리학이 있다. 데카르트는 정신과 육체는 분리돼 있으며 정신은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으나 육체는 마치 기계와 같은 것으로 인간의 지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했다. 병은 육체의 일부가 고장이 난 것이며, 그 부분을 고치면 건강이 회복된다는 개념이 서양의학의 기본이다.

한의학에서는 기가 혈을 따라 흐르고 장부에 작용하며 신체의 균형이 깨질 경우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고 한다. 우주의 구성원리와 인체의 구성원리를 동일하게 취급하고 우주의 자연법칙에 준거해 생리와 병리 이론, 진단과 치료 처방을 마련했다. 이처럼 한의학은 실체 규명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기능의 차원을 훌륭히 포착해 하나의 이론체계를 만들어냈다.

한의과대학 석ㆍ박사 과정에서 제출되는 논문의 주제는 대부분 분석과학의 영역에 치우쳐 있었다. 이는 과학의 시늉만 낸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종덕<상지대ㆍ자연과학과>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제대로 된 분석과학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어떤 요소가 원인이 되는지 이야기 하고 대안을 낼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한의학적으로 녹여낸 과학적 접근이 한의학의 사회적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실질적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 전망했다.

대구한의대에서는 여러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실질적으로 한의학계에 도움이 될 만한 의견들을 이끌어 냈는데 참여자들은 지표의 정량화와 진단의 표준화, 병명에 대해 한의학의 진단 기준의 마련 같은 객관적 지표와 이를 위한 임상 실험의 축적이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한의학이 의학으로써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제로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서구 의학보다 만성질환에서 뛰어난 치료 효능을 보였다. 비만, 뇌졸중 등의 증상에도 효과를 보여 서양의학의 새로운 대안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사상의학을 이용해 증상이 같더라도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치료를 달리하는 맞춤형 의료 서비스로써 서양의학은 갖지 못한 장점을 가졌다.

국가에 의해 진단기준과 진단단위를 정량화한 중국, 철학 기반은 단단하나 서양의학에 종속된 일의학에 비해 한의학은 크나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 동양의학의 원류에 어느 동양의학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다. 무엇보다도 사용자에게 높은 인지도와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한의학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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