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톤의 잔반으로 낭비되는 등록금
100톤의 잔반으로 낭비되는 등록금
  • 최정호 기자
  • 승인 2008.09.07
  • 호수 127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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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배움터 “잔반 줄이기 캠페인해도 의미 없어”

서울배움터는 한양플라자의 학생식당, 생활과학대 식당, 그리고 기숙사 식당을 직영하고 있다. 안산배움터 역시 직영하는 학생식당이 있어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식당의 서비스와 질이 좋아지고 있는 현실과 다르게 잔반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학내 잔반 처리 실태를 파악해 우리학교가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해 살펴봤다.

우리학교의 잔반처리 현황
우리학교 음식쓰레기 발생량은 양 배움터 합계 약 10만여kg(직영식당 기준)으로 타 학교와 비교해도 적은 양은 아니다. 이에 서울배움터에서는 1년 6개월 전부터 미생물처리기를 도입해 잔반을 처리하고 있다. 미생물처리기로 처리할 수 없는 조개껍데기, 밤 껍질, 뼈 조각 따위는 따로 분리해 위탁 처리한다.
이렇게 해서 사용되는 비용은 미생물의 서식처인 담채를 사들이는데 필요한 100만원을 포함해 6개월에 340만원, 1개월에 약 56~57만원이 소모된다. 반면 안산배움터에서는 잔반 처리를 ‘(주)안산환경’에 의뢰해 사료와 비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처리비용은 1개월에 35만원으로 양에 상관없이 일정한 비용을 내고 있다.직영식당의 잔반처리 비용은 대부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한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장학금으로 돌아오는 ‘빈그릇 운동’
금강대에서는 잔반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2007년 1학기부터 '빈그릇 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빈그릇 운동’은 절에서 음식을 모두 비워야 한다는 ‘발우공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됐다. 학생지원팀 교직원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운영진이 이 운동을 주도했다.
빈그릇 운동이 시작된 지 1년이 넘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빈그릇 운동의 성과를 학생들에게 혜택으로 돌려주기 때문이다. 절약된 잔반 처리비용으로 다양한 추가 메뉴를 학생에게 제공해주는 한편, 급식업체에서는 빈그릇 운동 실천에 대한 답례로 매학기 장학금 300만원을 학교에 기탁하고 있다.
금강대 이충남<교학처ㆍ학생지원팀> 직원은 “빈그릇 운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학생과 교직원의 자발적 참여”라며 “전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만큼 운동 시작 전부터 서명운동을 통해 참여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대는 차후 다른 단체와 연계한 잔반 처리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푸드뱅크나 지역복지단체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전무한 계획, 의식개선이 시급하다
반면 우리학교는 아직까지 잔반을 줄이기 위한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서울배움터의 경우 성동구에서 제공한 ‘남김 없는 날’ 현수막만 학교 식당 내에 걸려 있을 뿐이다. 잔반량이 줄지 않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이용이<학생처ㆍ장학복지과> 직원은 “음식을 남기는 것이 학생들의 선택이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배움터에서는 잔반량을 줄이기 위한 학생 참여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학생들이 잔반 없는 그릇을 내면 요구르트를 나눠주는 행사였다. 하지만 막상 잔반량 감소 효과는 미미하고 식당 운영비용만 증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직원은 “학생들에게 잔반을 줄이자는 행사를 계획하는 것은 학교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지만 학생들의 호응이 없어 논의조차 중단된 상태다”라며 학생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안산배움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1학기에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기숙사 식당에서 잔반을 남기지 않은 학생들에게 후식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지만 지속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학생들의 호응도 미미했다.
이에 대해 안산배움터 학복위원장 김종록<공학대ㆍ전자정보시스템공학과 01> 군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아 학생식당의 잔반 절약 운동에 관심이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며 “학생복지위원회 차원에서의 잔반 줄이기 운동을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현재 학생복지위원회에서 계획 중인 잔반 줄이기 운동은 매주 하루 씩 ‘잔반 없는 날’행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잔반을 남기지 않은 학생들에게 쿠폰을 증정하고, 일정 장수 이상의 쿠폰을 모은 학생들에게 학생 식당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김 군은 “시작 단계에서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많은 홍보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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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1 18:35:56
학생식당의 잔반 처리 문제는 중요한데, 잔반량이 계속 늘어나는 현실에 실망스럽습니다. 금강대의 '빈그릇 운동'은 좋은 아이디어이며, 급식업체와 학생의 적극 참여로 장학금을 제공하는 방식이 높은 참여도를 보여줍니다. 우리학교에서도 학생식당 관련 참여 행사와 잔반 처리 개선을 위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학생들과 교직원이 함께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의식을 개선해야 잔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