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스크린에 부는 B급 바람
올 가을, 스크린에 부는 B급 바람
  • 신승호 기자
  • 승인 2008.08.31
  • 호수 12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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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의 진수, 연달아 개봉하는 B급 영화

B급 영화가 올 가을 한국영화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플래닛테러」부터 현재 상영 중인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주성치 감독의 「장강 7호」까지 다른 때 보다 풍성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스크린을 통해 다른 영화들과 경쟁 중이다.

B급영화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다. 해가 지나고 영화계가 발전해가며 그 정의가 변했기 때문이다. 1930년대에 B급 영화는 리메이크 영화를 의미했다. 먼저의 영화를 A급, 두 번째는 B급 영화라 불렀다.
하지만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두 버전의 영화를 만드는 일이 사라지면서 B급 영화는 제작 비용이 적게 소요되고 등장하는 배우의 명성이 낮은 영화들을 일컫게 됐다. 그리고 6,70년대에 들어서면서 독립적인 시선도 함께 의미하게 됐다.

즉, 주류 영화보다 독립적이고 창조적인 영화 작업을 반영하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다. 독립영화사에서 제작한 인디 영화들도 B급 영화에 포함된다.
이런 정의는 영화 「킬빌」로 우리에게 유명해진 쿠엔틴 티란티노 감독,  기괴한 영화로 호러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얻은 로저코먼 감독 등으로 대표되던 B급 영화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구축함으로써 영화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로저 코먼 감독은 단기간 내 영화촬영으로 기괴하고 독창적인 영화를 만들어내며 저제작비와 독립성을 모두 지닌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런 B급 영화시장에 대해 김용수<문화평론가> 씨는 “영화사 입장에서 저비용으로 얻을 수 있는 영화 중 안정화된 장르가 B급 영화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영화사에서는 제작하려하고 투자사에서도 적극 투자하려는 경항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B급 영화가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A급 ‘웰메이드’ 영화와 충분히 겨뤄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아쉽게 아직 B급 영화에 대한 관객의 인식이 좋지 않다”며 그 이유를 B급 이라는 어감에서 찾았다. “B급이라는 말 자체에서 오는 부정적인 느낌과 이를 뒷받침해준 저질영화들 때문에 B급영화의

 


이미지가 별로 좋지 못하다.
또 함께 개봉하는 영화들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며 “B급 영화의 본질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편안함과 ‘의도된 유치함’을 통한 관객의 즐거움, 영화의 독창적인 면을 보여주는데 있다”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아버렸다. 나는 내 영화를 싫어할 사람들을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라는 말을 했다.

모두가 만족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메이저 영화에 비하면 아직까지 B급영화는 대중성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하다. 가을에 부는 B급 바람에 당신도 동참해 그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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