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배움터 학생회관 4층에 있는 양성평등센터는 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양성평등센터는 작년 3월 28일부터 문을 열었으며, 그 이후 양성평등 캠퍼스 문화를 위한 강연회 및 문화행사, 성희롱ㆍ이성교제ㆍ데이트성폭력 등 고민 상담, 성희롱 및 성폭력 피해자의 문제해결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회봉사단과 연계해 ‘한양 양성평등 서포터즈’도 운영한다. 또한 여학생 전용강좌인 ‘젠더와 미래사회’를 개설하는 한편, 생리공결제의 관리 및 운영을 담당하여 여성의 의식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성평등센터의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학생은 소수다. 노영주<양성평등센터> 선임연구원은 “학생들은 직접 자신에게 일어나기 전까지는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 한다”며 "학생들의 관심이 적은 이유는 자신의 고민을 ‘사적인 문제’라 여기는 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익명 상담자가 방문을 하거나 구체적인 상담을 하는 것은 꺼리고 있다. 노 선임연구원은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상담건수로는 그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양성평등센터가 진행하는 상담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주변 여학생의 문제를 보고 견디다 못해 오는 경우도 있으며, 연인관계의 두 사람이 같이 상담을 받으러 오기도 한다. 당사자간 관계도 교수ㆍ학생에서부터 선ㆍ후배, 동기간까지 여러 유형이다.상담자는 상담의 과정을 통해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성평등센터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그램은 서로 간의 이해를 돕고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양성평등센터가 작년 봄 게시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노출이 많은 옷차림에 대해 여성은 ‘자기만족’이라는 반응을 나타낸 한편, 남성 측에서는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라는 반응이 나와 성별간의 큰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노 선임연구원은 “한국에서의 그릇된 ‘남성성의 신화’는 성별간의 이해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확실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성희롱 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센터에서 현재 상담원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한 명이다. 물론 아직 겨우 걸음마를 뗀 단계라고 하지만 학교의 전체 인원수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양성평등센터에서는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총여학생회와 연계해 활동하려 계획했으나 그러나 총여학생회가 해체돼버리는 바람에 이마저도 실패했다고 한다.
노 선임연구원은 “각종 행사의 무산을 막기 위해 강좌에 의존하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 아직도 학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교양과목을 듣기 힘든 이과계열 학생들과의 연계를 늘려가는 한편, 홈페이지 의 꾸준한 관리와 흥미로운 행사를 준비해 학생의 호응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