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세미나 이후
새내기 세미나 이후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8.24
  • 호수 12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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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이다. 엄마가 아들을 깨우면서 이뤄지는 대화다.
“얘, 일어나 학교 가야지?”
“싫어요. 학교 가기 싫단 말이에요.”
“학교 가기 싫은 이유 두 가지만 대봐.”
“아이들이 다 저를 싫어해요. 그리고 선생님들도 저를 다 싫어한단 말이에요.”
“그건 이유가 안돼. 어서 일어나거라.”
“그럼 제가 학교에 가야 되는 이유를 두 가지만 대 보세요.”
“좋아, 넌 지금 57살이고, 그 학교 교장이잖니.”
내가 읽은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란 책자에 소개된 유머들 중 하나다.

 지난 학기 새내기 세미나가 끝났다. 지도반 학생들과 새로 시작하는 대학생활에 대한 적응과 미래에 대한 인생설계에까지 다양한 상담과 토론을 뒤로 하고 공식적인 관계가 끝난 셈이다. 젊은 그들. 자유와 자율의 맛에 처음 젖어드는 그들. 그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에 본인의 지난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보람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고, 무엇보다도 내 인생에 부족했던, 그러면서도 꼭 필요했던 미덕과 도전에 관하여 말을 나누었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은 앞만 보며 달려온 인생, 딱딱하고 건조한 그래서 재미하나도 없었던 계몽소설과 같았다. 내 삶을 참 한심하게 생각하면서 지도반 학생들에게 4권의 책을 권하고 이를 각 세미나 발표의 주제로 삼았다. 우리들이 처음 읽었던 책은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는 책자였다. 저자는 “인생에서 성공하는 3대요소로 실력, 대인관계, 운을 말한다. 유머형 인간이 되면 위 3대요소 중 대인관계가 좋아진다. 그에 따라 점차 실력도 좋아지게 된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기 때문에 운도 따라서 좋아진다.”고 말한다. “내가 조금만 더 유머스러웠다면 더 멋들어진 인생을 살았을 수 있었을텐데”라고 생각하며 학생들에게 권했었다. 

 다음으로, 데일 카네기의 「친구를 얻고 대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법」이란 책자였다. 희대의 살인마(예를 들면, 유영철)도 자신의 존재감(Feeling of Importance)을 충족시켜 주면 대화가 된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한다. 하지만, 칭찬을 할 때는 언제나, 반드시, 꼭, 헛칭찬하지 말고 자신이 정말로 믿고 있는 부분을 진심으로 칭찬하란다. 내가 카네기의 충고를 10만분의 1만이라도 실천하였더라면 내 인생이 바뀌어도 한참은 바뀌었을 것이다.

 세 번째로는, 로버트 치알디니 저작 「설득의 심리학」이다. 상대방을 빚진 상태로 만들라는 상호성의 법칙, 일단 Yes라는 답이 나오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일관성의 법칙,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의해 더 쉽게 설득된다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 친구의 부탁은 거절하기 힘들다거나 상대방의 신체적 매력에 끌린다는 호감의 법칙, 옷이 날개고 고급자동차에 더 관대하다는 권위의 법칙, 한정판, 세일 마감임박이라는 문구에 더 설득당한다는 희귀성의 법칙과 같은 6가지 법칙은 인간을 설득하고 친구로 만들겠다는 사람들은 정말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때로는 건망증 때문에, 때로는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실천력부족으로 제대로 된 설득의 심리학을 실행에 옮긴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을 권했다. 저자는 이 책자에서 “인생의 8할은 협상이다” 고 강조한다. 경쟁의식을 유발하고, 필요를 충족시키며, 최후 통첩, 미끼던지기,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기와 같은 협상에 이용되는 몇 가지 테크닉들과 힘, 시간, 정보와 같은 협상을 좌우하는 요소들과 같은 내용이 설득력 있게 설명돼 있다.

 필자도 이러한 책자들을 읽을 때는 고개를 끄떡이다 못해 목 디스크(?)가 걸릴 지경이었으나 몇 일, 아니 몇 시간 지나고 나면 옛날의 버릇대로 성질대로 살아와 후회가 막급한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새내기 세미나는 끝났지만,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그 실천의 이정표를 세우고, 가열찬 실천은 하겠지만, 돌이켜 보면 유머가 없는 인생은 윤활유 없는 엔진과 같고, 대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법을 모르고는 설득의 심리학을 모르고는, 협상의 법칙을 모르고는 다른 사람의 동의를 얻고 지지자로 만들기 어렵다. 자 이제 우리 이 책자들을 진심으로 읽어 보고 기억하자. 그리고 실천해 보자.
金次東 교수
<법대ㆍ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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