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는 휴식이 필요하다
마린보이는 휴식이 필요하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8.24
  • 호수 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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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8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성대한 개막식과 함께 시작한 베이징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치열한 각국의 순위경쟁 속에 대한민국은 선전을 거두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좋은 성적을 얻게 된 배경에는 4년 동안 각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있었으며 4천8백만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었다.

 나 또한 매일 TV앞에 앉아 경기를 시청하며 작은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던 차, 어느덧 국민남동생으로 자리 잡은 ‘마린보이 박태환’과 관련한 기사가 눈에 띠었다. 주요 요지는 자신의 경기 일정을 마친 박태환이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부에 의해 귀국을 통제당한 채 중국선수촌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한체육회는 박태환 및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메달리스트를 자신의 경기일정과 무관하게 올림픽 폐막식까지 선수촌에 남아있게 하다가 한 번에 귀국시켜 퍼레이드에 참가시키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자신의 경기가 끝나고 난 후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응원을 보내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본인의 의사에 의해서여야지 정부나 대한체육회의 독단적 결정에 의해 결정돼서는 결코 안돼는 일이다. 노민상 감독의 말에 의하면 ‘감기도 걸렸고 심적,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상황이라 하루 빨리 돌아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라고 한다.

  비인기종목 금메달리스트들이 지난 4년동안 얼마나 힘든 환경속에서 고독히 훈련해왔는가, 국민은 역도장, 사격장을 찾기 보다는 축구장, 야구장을 찾았고 정부는 역도와 사격 등 비인기종목 선수들에게는 인기종목의 1/10도 안 되는 투자밖에 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국민에게 외면 받고 정부에게 버림받은 채로 4년 동안 묵묵히 자기와 싸워가며 금메달을 위해 운동을 해오다 그 꿈을 이뤘다. 그렇게 힘들게 꿈을 이룬 선수들에게 정부는 중국에 억류시키며 카퍼레이드에 강제로 참여시키려 한다. 이는 누구 말마따나 그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많은 국민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권의 낮은 지지율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상황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카퍼레이드를 통해 뒤집어보자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금메달리스트들을 강제 동원한 카퍼레이드는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고 금메달리스트들에 대한 무례이며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똑같이 땀을 흘리고 수고한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다.

   비인기종목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늘려서 보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하고 포상금을 늘려 상대적 박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국민과 선수단 모두에게 박수를 받는 일일 것이다.
            정은교<경영대ㆍ경영학과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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