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때로는 무거운 당신
사랑하지만 때로는 무거운 당신
  • 이다영 기자
  • 승인 2008.08.24
  • 호수 127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ove Burden」. ‘사랑의 짐’이란 뜻이다. 서로를 잘 들으려 귀를 기울이는 듯하다. 흡사 혹을 단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슴 속엔 서로를 안고 있다.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또는 마음을 나누는 친구로 보인다. 주변에는 색색의 나비가 난다.

단순한 회화가 아니다. 올록볼록한 도예다. 아기 손바닥만 한 페이퍼 포슬린, 즉 종이 도자기들이 오밀조밀 얘기를 완성한다. 하나하나가 하트 또는 떨어지는 꽃잎과 같다. 비슷하면서도 같은 모양은 없다. 지면이 흑백이라 아쉽지만 화사한 색감 덕분에 원제와는 달리 전혀 부담이 없다. 보통의 페인팅으로 나타내기 어려운 선명한 색채와 아름다운 발색은 불로 굽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옥현희 작가는 “남녀든 가족이든 사랑하는 사람이 때론 짐이 되곤 한다”며 “한 번 쯤은 놔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고 말한다. 작품에 대해선 “이처럼 극과 극이 절묘하게 조화된 관계를 밝은 색상을 사용해 다소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전한다. 그녀의 재치 있는 발상으로 부담까지도 긍정의 빛으로 밝게 빛난다.

가슴에 품은 그 또는 그녀가 있는가. 이번 주는 마주앉아 색색의 말씨로 소통하며 그대의 ‘사랑의 짐’을 껴안아 보자.
 이다영 기자

옥현희

1996~2002 독일 무태지우스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1984~1988 부산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졸업

7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다수 국내외 그룹전에 참여했다. 독일 예술협회 회원이며 동아대학교에 출강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