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떠나는 나의 7일
‘내일로’ 떠나는 나의 7일
  • 이다영 기자
  • 승인 2008.07.30
  • 호수 12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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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짓누르던 빗장을 활짝 열고 돌아올게

‘내일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7일간 무제한으로 KTX를 제외한 모든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코레일의 승차권이다.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만18세부터 24세의 청소년에게만 판매한다. 지금부터 내일로 군과 함께 ‘내일로’를 이용한 가상 여행을 떠나보자.

1일차 드디어 출발이다. 언젠가 꼭 기차로 전국 여행을 하겠다는 로망을 갖고 있던 차에 ‘내일로’ 티켓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번 여행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 싶다. 본격적으로 기차를 타려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일단 무전여행 형식으로 일정을 짜며 근처 여관에서 하루를 묵는다. 내일은 광주로.

2일차 광주역에서 죽녹원 가는 버스를 탔다. 올라가는 길 입구부터 대나무 바람이 불어온다.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듯하다. 영화「알 포인트」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 다음은 보성 녹차밭.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데 계단이 장난 아니다. 그러나 펼쳐진 탁 트인 신록의 광경. 보람차다.

3일차 다시 열차를 타고 순천역으로. 전망대에 가면 순천만을 볼 수 있다. 하필이면 폭염 특보 발령. 산을 오르며 땀이 비 오듯 흘러 왜 왔을까 싶었으나 도착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우리나라에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 있었다니. 이어 목포항을 구경하고 서울로 이동하며 잠을 청한다.

4일차 서울역에서 임진강역으로. 신분증을 내고 안보관광 등록을 했다. 도라산역에 도착해 북한 땅을 내다봤다. 언젠가 평양도 ‘내일로’로 여행하는 그날이 오겠지. 남쪽의 마지막 역 도라산이 어서 북으로 가는 첫 번째 역이 되길 바라며 청량리역에 돌아왔다.

5일차 남춘천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소양강에서 댐을 구경했다. 배로 이동해 9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를 봤다. 아, 시원하다. 반면 청평사는 고요해서 다른 세상에온 느낌. 이어 춘천 닭갈비 골목으로 이동해 영양보충.

6일차 정동진 가는 열차 탑승. 일출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또 삼양 목장을 보러 강릉 가는 열차를 탔다. 히치하이킹으로 도착한 목장의 풍경은 장관이었다. 푸른 목장의 소 · 양들과 하얀 풍력 발전기는 상당히 이국적이었다.

7일차 집에 오는 길. ‘내일로’만의 묘미가 있다면 즉흥적으로 행선지를 정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예정대로 안 되더라도 새로운 곳과 낯선 곳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여행 아닐까.

코레일 측은 고등학교 졸업 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젊은이들이 무거운 현실을 잠시 잊고 힘들지만 소중한 여행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내일로’ 티켓을 기획했다고 말한다. 훗날 젊은 시절을 떠올릴 때 배낭 하나 메고 기차로 전국을 누비던 패기를 추억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젊은 그대, 배낭을 매라. 한 줄기 바람처럼 전국에 나의 흔적을 남기자. 다녀갔노라고.

도움 : 정혜련<코레일 서울지사· 영업팀 > 차장
          전동일<대구대· 사회교육학과 05>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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