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를 바라보는 대학생의 시선
동거를 바라보는 대학생의 시선
  • 서정훈 기자
  • 승인 2008.07.30
  • 호수 127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회 정서

이성동거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계약 동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대학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수많은 동거 설정 프로그램이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한다. 대부분의 동거 설정 프로그램은 계약 동거의 형태를 띠고 있다.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실제 계약서를 쓰고 동거를 시작하거나, 가상 결혼을 했다는 상호간의 동의하에 동거를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동거 설정 프로그램은 현재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상파에서 방영중인 동거 설정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많은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은 매 회 평균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다. 케이블의 경우 ‘코미디TV’에서 방송되는 「애완 남 키우기-나는 펫 시즌4」가 매 회 평균 1%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블에서 시청률 1%는 인기 프로그램의 기준이 되는 수치다.

윤예원<사회대ㆍ사회과학부 08> 양은 “「우결」과 같은 동거 설정 프로그램을 보고 난 뒤 부정적으로만 봤던 동거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동거 설정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다른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서로의 이해관계만 맞는다면 계약 동거도 할 수 있다는 대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 동거 중개 사이트에서 게시물 관리를 맡고 있는 B씨는 “요즘 들어 계약 동거에 관해 문의하는 대학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계약 동거에 대해 실제적인 문의가 많아졌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대학생들이 계약 동거에 대해 막연한 동경만 가진 것이 아니라 계약 동거 자체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 주기 때문이다.

이성 간의 계약 동거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를 류현수<숭실대학교 대학교육원ㆍ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동거 형태가 경제적 문제 해소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생들의 개방된 성적 가치관까지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과의 관계를 동성과의 관계보다 편하게 여기는 대학생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라 계약 동거를 향한 인식도 동시에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약 동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장해림<사범대ㆍ국어교육학과 08> 양은 “처음 보는 남녀가 아무리 계약을 통해 동거를 한다고 해도 상대방을 섣불리 믿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라며 동거에 대한 대학생들의 무분별한 환상을 경계했다. 일부학생은 동거를 바라보는 사회의 비판적인 시선 때문에 동거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사회 정서를 거스르면서까지 굳이 동거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아직까지 유교적 관습의 영향으로 우리나라가 동거에 관대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동거 문화가 증가하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며 “동거 문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도 앞뒤를 따지지 않는 무조건적인 비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황예도 2023-08-01 18:40:56
이성간의 계약 동거에 대한 대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는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동거 설정 프로그램의 인기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것 같습니다. 계약 동거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경험은 대학생들에게 가치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환상에 빠지지 않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사회적 비판에 눈치보지 않고 개방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거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개인의 안전과 책임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