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신소재 공학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신소재 공학
  • 양영준 수습기자
  • 승인 2005.10.30
  • 호수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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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 세탁기, 총알도 막아내는 경찰복, 떨어져도 깨지지 않는 노트북...
일러스트 신미현
각종 첨단 소재와 나노 기술을 적용한 신소재들은 이제 일상생활에서 낯설지 않다. 가전제품, 의류, 외장 재료 등 신소재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신소재 공학 기술 중 선두 주자는 단연 나노 기술이다. 가전제품에 응용되는 은나노 기술은 은을 머리카락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의 입자로 만들어 제품에 혼합하는 기술이다. 은나노는 항균·살균 작용이 있어 일상생활의 거의 전 분야에 응용 가능할 뿐 아니라 전기적 특성도 우수해 산업용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신소재 공학의 총아로 대접받고 있다. 깔끔한 집안 환경을 원하는 주부들의 취향에 따라 은나노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에어컨 등이 가전제품 시장에서 선호되고 있다.

섬유업에서도 신소재 공학은 단단히 한 몫하고 있다. 금속 섬유 기술은 그 일례다. 금속 섬유 기술은 금속을 머리카락 1/50 굵기까지 가늘게 잘라 매우 가볍다. 전자파나 정전기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어 연구복 등 특수옷에 많이 사용된다. 최근 경찰청은 지난 8월부터 ‘아라미드’로 만든 외근 경찰관용 조끼를 사용하고 있다. ‘아라미드’는 강철의 5배 강도를 지니고, 섭씨 500도에도 타지 않는 불연성 소재이다.

노트북 컴퓨터나 MP3 플레이어 등은 외부의 충격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튼튼하면서도, 이동성이 높아 가벼워야 한다. 이러한 가볍고 튼튼한 소재의 연구에서도 신소재 공학의 비정질 복합재료합금 연구가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흔한 대부분의 소재는 구성 원자가 주기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결정질 재료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 배열의 규칙성 때문에 그 방향으로 적당한 힘이 가해지면 깨지기 쉽다. 그러나 신소재 공학 기술로 원자 배열을 불규칙하게 구성하면 결정질 재료에 비해 강성이 뛰어난 소재 개발이 가능하다. 폴리카보네이트가 대표적인 것으로 플라스틱처럼 가볍지만 강성이 강철에 비견될 만큼 뛰어나다. 폴리카보네이트는 노트북, 휴대폰, 안경, 스탠드 등의 플라스틱으로 제조되던 제품군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신소재로서 주목받고 있다.

신소재 공학의 결과물 중 기능성 재료의 선두주자는 형상기억합금이다. 일상에서 형상기억합금은 주로 여성들의 브래지어에 사용된다. 세탁 후 휘어진 브래지어 와이어가 가슴에 닿으면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금속’으로 불리는 형상기억합금은 가공 당시의 온도에서 만들어진 모양을 기억하며, 만들어진 온도에 도달하면 변형되었더라도 원래 모습으로 회복된다. 형상기억합금은 치열 교정용 강선이나 부러진 뼈를 부목 하는 금속판으로도 쓰인다.

우주복은 여러 신소재들의 종합 전시장이라 불릴 만하다. 우주복은 우주공간에서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각종 신소재로 지구와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 우주복을 단면으로 잘라보면 단열을 위한 알루미늄 코팅 특수섬유가 다섯 겹으로 쌓여있고, 네 겹의 폴리에스트 부직포 층이 있다. 또 단열과 마모 방지를 위해 폴리아미드 섬유와 테프론으로 코팅된 직물로 바깥이 둘러싸여 있다. 헬멧은 유성첸 자외선, 적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갖기 위해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다.

이처럼 신소재 공학은 우리 일상 깊숙이 응용되고 있다. 앞으로 적용될 분야도 수없이 많으며 아울러 특허청의 신소재 특허도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생활을 신소재 공학이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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