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있어 축제가 즐거웠습니다
여러분이 있어 축제가 즐거웠습니다
  • 최이선 수습기자
  • 승인 2008.05.25
  • 호수 1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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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로망이라는 축제. 잠들어 있던 젊음이 깨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젊음을 만끽했습니다. 우리가 젊음을 불태우는 동안 그 뒤에서 소리없이 우리를 뒷받침해주던 분들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우리 학교를 청소하는 청소부 아주머니들입니다. 축제기간 동안 학생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학생회관 지하로 아주머니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팻말도 없는 휴게실에서 아주머니들이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계셨습니다. 축제 때문에 아주머니들의 일손은 더욱 바빠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축제기간 내내 아침 6시부터 쓰레기를 치우셨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평소에 일을 하면서 힘든 일이 무엇인지 여쭤 봤습니다.
“학생들이 분리수거를 잘해 줬으면 좋겠어. 축제 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분리수거가 너무 안 되고 있거든”
쓰레기통이 버젓이 분류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분리수거가 잘 지켜지지 않는답니다. 아주머니들 모두 하시고자 하는 말씀들이 많았습니다. “건물 복도에 가래침 좀 안 뱉었으면 좋겠어. 볼일보고 변기 물을 안 내리는 경우도 많아. 우리도 사람인지라 그런 걸 보면 역하거든. 그런 부분은 학생들이 좀 신경 써 줬으면 좋겠어”라고 하시며 “화장실에 휴지를 통째로 빼가는 경우도 많아. 그래서 하루에 3번씩 휴지를 끼워야 한 적도 많아. 우리에게 휴지를 달라고 하면 주는데도 말이야”하시며 화장실과 관련된 불만들을 말씀하셨습니다.  쓰레기통이 작아 바닥으로 넘쳐나는 휴지들이 떠올랐습니다.

축제 때는 무엇이 문제인지 궁금해 졌습니다. “행사가 끝나면 다음에 사용한 물건들은 따로 모아두고 철수해 줬으면 좋겠어. 그래야 우리도 제대로 청소를 할 수 있으니까”  학생들이 정리를 하지 않고 그냥 가서 아주머니들은 쓰레기인줄 알고 치운 물건들이 나중에 분실물 신고로 들어왔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주머니들과의 만남 뒤에 노천극장 공연장으로 갔습니다. 노천극장은 이틀간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함성이 들끓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그 곳은 쓰레기로 가득 찼습니다. 학생회와 스태프들이 남아 청소를 했습니다. 하지만 다 치우지 못한 쓰레기는 아주머니들의 몫이 되겠지요. 힘들어 하시는 아주머니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학생들이 축제를 신나게 즐기면 우리도 기분 좋지. 그런데 축제 뒤를 생각하면 참 막막해. 하루 종일 일해도 청소 제대로 안했다고 꾸중을 듣거든”이라는 말씀이 생각나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한 아주머니께서는 “학생들도 늦게까지 축제를 즐기느라 힘들겠지만 아침에라도 쓰레기를 치우는 등의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줬으면 좋겠어. 그러면 일하는 우리들도 힘을 내서 열심히 일할 수 있으니까”라며 학생들의 태도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십니다.

축제가 끝난 다음 날 아침, 아직도 철거되지 않은 천막들과 책상들이 민주광장에 남아 있습니다. 천막이라도 빨리 철거해주기를 바라던 아주머니들의 바람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금요일, 하루 종일 고생 할 아주머니들이 안타까워졌습니다. 학교 구석구석 아주머니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한편으로 아주머니들의 바람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것에 아쉬운 마음이 남지만 학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아주머니들의 땀방울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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