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그땐 그랬지’
추억 속으로 ‘그땐 그랬지’
  • 신승호 기자
  • 승인 2008.05.18
  • 호수 1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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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획> Vol. 1 텔레비전

추억은 참 소중하다. 추억은 현재의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잠시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돼 준다. 친구들과 옛 이야기를 나누며 보내는 시간은 서로의 공감대가 형성되며 그 추억으로 인해 잠시나마 웃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추억거리는 대부분 60~70년대에 관한 것들이다.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추억거리엔 무엇이 있을까. 우리들의 기억 속 숨어 있던 추억의 공감대를 찾기 위해 연재기획을 준비했다. 첫 번째는 텔레비전이다.

멋있기만 했던 전대물
전대물은 일본의 ‘토에이‘라는 회사에서 처음 선 보인 장르로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제 배우가 헬멧과 변신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특수촬영물을 일컫는다. 우리가 어렸을 때 즐겨보던 「후레쉬맨」, 「마스크맨」 등이 전대물에 속한다. 일본 전대물 역사의 시작은 1975년 4월 5일 첫 방영된 「비밀전대 고렌쟈」다. 처음이라고 해서 우리가 아는 전대물과 큰 차이는 없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방영된 전대물은 대영팬더에서 수입한 「후레쉬맨」이다. 1986년 3월 1일 첫 방영된 이 전대물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온 만큼 그 인기가 대단했다. 비록 원작나라인 일본에선 많은 인기를 얻지 못한 작품이지만 부모를 찾는 이야기 등 여러 보조 이야기를 사용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이 후 「바이오맨」과 「마스크맨」 등 우리에게 친숙한 전대물들이 한국에 상륙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던 일본의 전대물은 미국에 판권을 팔기도 했고 미국식 전대물인 「파워레인져」가 등장하게 된다.  이와는 조금 다른 길로 시작한 전대물이 있었다. 바로 「울트라맨」이다. 전대물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한 분야인 애니메이션 영화 시리즈다. 1979년 츠부라야 프로덕션에서 처음 제작 됐고 숟가락을 붙인 듯한 눈과 특유의 동작으로 어린 층의 큰 관심을 얻었다.

정연일<국문대·문화인류학과 07> 군은 “어린 시절 전대물을 보면서 정의감을 배웠다. 지금 보면 유치하고 당시엔 폭력적이었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거리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남녀가리지 않고 사랑받았던 애니메이션
전대물과 함께 어린 우리의 마음을 텔레비전으로 이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80~90년대 우리 마음을 흔들었던 애니메이션은 지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어 그 완성도를 짐작케 한다. 빨강머리의 주인공과 독특한 장르인 피구를 다룬 「피구왕 통키」는 당시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통키와 더불어 스포츠 만화로 인기를 끈 것이 「축구왕 슛돌이」다.

이 두 애니메이션은 모두  1993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다. 당시 스포츠 만화의 붐을 이끌던 이 두 작품은 특히 남학생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통키의 불꽃슛과 슛돌이의 독수리 슛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슛이 돼 가고 있다.

로봇만화도 빼놓을 수 없다. 「로봇수사대 K캅스」, 「전설의 용사 다간」 등은 완구제품으로 까지 큰 인기를 끈 작품들이다. 김예원<디자인대·영상디자인학과 07> 양은 “통키나 슛돌이 경우 여자들이 보기에 격렬한 면이 있긴 해도 재밌게 봤다. 소녀 변신물도 좋아했다. 다만 거의 대부분이 일본만화여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당시 여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끈 만화는 「요술공주 밍키」, 「베르사유의 장미」, 「세일러 문」 등이 있다. 「요술공주 밍키」의 경우 1982년과 1991년 두 번 제작된 작품이다. 두 작품은 전혀 연관이 없고 첫 번째 작품의 경우 하늘에서 꿈과 희망을 찾아주기 위해 밍키가 지구로 오고, 두 번째 작품의 경우 바다에서 밍키가 온다. 분홍머리의 밍키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일본의 만화가인 이케다 리요코가 창작한 만화이다. 혁명 전후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80년대 해적판으로 먼저 들어온 후 텔레비전에 방영됐다. 원래 감독은 「보물섬」, 「도전자 허리케인」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데자키 오사무가 맡기로 했으나 원작자와의 의견 충돌로 인해 18화까지는 다른 사람이 감독을 맡았다.

여성스러운 그림체와 아름다운 배경이 당시 여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작품이다. 남경화<국문대·프랑스언어문화학과 05> 양은 「베르사유의 장미」는 초등학교 2학년 때쯤 본 기억이 있다.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났지만 최근 들어 만화책으로 다시 보며 울고 웃었다”며 “그림체가 확실히 순정만화 느낌이 나서 좋았다”고 말했다. 또 “천사소녀 네티와 같이 약간의 사랑 이야기가 들어간 애니메이션도 많이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지나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다”라고 말했다.

텔레비전을 통해 많은 콘텐츠가 생겨났고 이 콘텐츠들은 우리의 옛 기억을 대신 간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우리를 흐뭇하게 하는 그때 그 추억은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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