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감 쇼트
부감 쇼트
  • 신승호 기자
  • 승인 2008.05.18
  • 호수 1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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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감 쇼트란 위로부터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촬영된 쇼트를 말한다. 카메라를 장대나 크레인 장치에 붙여 올리는 방식을 이용한다. 부감 쇼트의 중요한 가치는 시점이 위에 있음으로 얻을 수 있는 특권적이고 위압적인 느낌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에선 순간 부감 쇼트를 배치함으로써 공포를 야기한다. 마틴 발삼이 베이츠와 그의 모친이 살고 있는 집의 계단을 오를 때 히치콕은 발삼의 계단 오르는 모습을 표준적인 높이의 반듯한 쇼트로 잡는다. 발삼이 침실의 문이 조금 열려 있는 계단 꼭대기에 다다르는 순간 히치콕은 발삼의 머리 바로 위에서 찍은 부감 쇼트로 커트한다.

이 부분에서 이미 관객들은 부감쇼트로 인한 공포감을 맛보게 된다. 그 후 침실의 문이 별안간 열리고 한 사람이 갑자기 뛰어나오며 발삼을 칼로 찌른다. 찌르는 순간은 전 장면과 연결돼 보다 무섭고 잔인한 장면으로 관객의 기억에 남는다.

최근 영화 중 부감쇼트를 공포의 요소로 잘 활용한 영화가 있다. 데이빗 슬레이드 감독의 「써티 데이 오브 나이트」다. 이 작품은 흡혈귀를 주제로 한 영화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 30일간 밤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흡혈귀가 주는 공포감이 잘 드러나는 영화다. 특히 흰 눈과 흡혈귀에 당한 사람들의 시체에서 나오는 피가 오묘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 부분에 부감 쇼트를 이용한다. 마을의 길 한복판에 있는 많은 시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처리한 것이다.

이외에도 부감쇼트는 인간의 고독감과 열등감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히치콕이 좋아하는 부감쇼트 중 ‘버즈아이(Bird's eye)’가 있다. 이는 머리 위에서 바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인물 주변에 아무도 없거나 한 인물만 일행에서 떨어져 있을 경우 그 위를 찍으며 표현한다. 대도시에서 혼자 걷는 인물을 ‘버즈아이’로 찍는 것도 고독감을 잘 드러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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