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의 일방통행
총학의 일방통행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4.07
  • 호수 1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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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총학생회가 지난 달 말 한총련 대의원회의와 문화제를 우리학교에 유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작년 7월 한총련 집회를 개최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문제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통보도 없었다는데 있다. 일부 학생들은 서울 총학생회의 일방적 처사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자유게시판을 통해 총학생회 규탄 시위까지 계획하고 있다.

서울 총학생회는 선거 당시 학생들의 동의가 없으면 한총련 관련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자신들의 공약을 스스로 깨버린 꼴이 돼버렸다.

또 총학생회는 한총련 사건이 있은 뒤 부총장실을 점거했다. 방법이야 둘째치고라도 부총장실 점거는 등록금 문제라는 측면에서 한총련 관련 활동 반대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 궁극적인 뿌리가 모두 학생들의 의견 수렴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자기들의 입맛대로 걸러 듣고 있다.

총학생회는 자유게시판을 통한 입장 표명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반수의 학생이 한총련 활동에 반대해도 그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는 힘들다”는 어이없는 입장을 밝혔다. 수용하지 않을 의견 수렴은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총학생회는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총학생회는 그 존재의 의미를 잃은 것과 다름없다. 학생들의 대표가 학생 위에 군림할 생각인가.

총학생회는 명심하라.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대변하지 못하면 영향력을 잃고 사라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학생들이 왜 한총련을 외면하는 지 한번쯤 생각해 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하라. 학교는 총학생회의 것이 아니라 1만 6천 학생의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양대는 한총련과 관련된 가슴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97년 이석 씨를 경찰 프락치로 오인해 폭행 치사한 사건이 발생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런 역사를 무심코 지나쳐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행동은 분명 잘못됐다. 학생들을 기만하는 총학생회는 존재의 의미조차 없으며 규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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