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때다
배움터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때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4.01
  • 호수 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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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배움터는 유난히 분주하게 움직인다. 생기가 도는 활기찬 모습이지만, 다른 한 쪽은 허술한 점도 눈에 띈다. 강의실 주변에서 들리는 소음이나 잡음, 자동차와 학생들이 뒤엉키는 모습, 널어진 쓰레기, 빼곡히 걸려 있는 광고물, 각종 모임 등 배움터에 걸맞지 않는 모습들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왜 반복되는 것인가.
우리들의 무관심이다. 엄청 지나친 개인화의 문제다. 또 배움터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가 전도되거나 왜곡되는 현상들이다. 대학 배움터의 진정한 모습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학습하는 곳이고 연구하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우선한다.

일반 사회와 다른 점이다. 아니 특수한 환경이 돼야 한다. 좀 더 진지하고, 무겁고, 지성인들이 탐구하는 분위기가 서려있어야 한다. 단순한 생활공간이나 놀이공간이 아니다.

배움터뿐만 아니라 그 외의 상황이나 공간에 따른 구분이 우선과 차선이 분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바로 우리의 배움터다. 건물 내에서 큰 소리는 잡음이다. 강의실이라는 인식보다는 수업이 끝나면 바로 놀이공간으로 착각하는 어리석은 행동이 우리를 짜증나게 만든다. ‘정숙’이나 ‘조용히 해 주세요’라는 경고 표지가 있어도 관심이 없거나, 자기가 해당되지 않으면 괜찮다는 자기중심적인 행동들은 배움터에 대한 수치다. 스스로 깎아내리는  모습은 우리의 참된 모습이 아니다.   

이런 실상이 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 역시 무관심이다. 배움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배움의 가치를 배움터 밖에서 찾으려는 악습의 잔재가 전염된 것은 아닌지. 강의실 밖에서 현실적 이익에 대한 기술을 익히려는 잘못된 관행은 아닌지. 지나친 계산이 배움터의 분위기를 좀먹는 것은 아닌지를 우리는 냉철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배움터를 우리가 가꾸려는 마음의 동요를 촉발시킬 순 없을까. 학생들에게 전가시키기엔 부끄럽다. 공동으로 노력의 일단이 표출돼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요구에 응하는 것이 만능은 아니다. 바라는 것을 채워 주는 것으로 완수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배움터의 진정한 가치가 좀 더 확고하게 다져지는 방향이어야 한다.

배움터의 주인임을 내세우기보다 배움터답게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들 주인의 역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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