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화소 앞에서도 당당하라”
라네즈 슬라이딩 컴팩트의 최신 광고의 카피이다. 디지털 카메라, 핸드폰 카메라(이하 디카, 폰카)등 일인 디지털 기기 소유가 보편화 되면서 디지털의 해상도를 나타내는‘화소’를 카피에 넣어, 디카의 천만화소 클로즈업에도 당당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제품도 핸드폰처럼 슬라이딩 방식으로 열린다. 미녀 모델을 기용한 전형적인 이미지 광고에서 벗어나 화장품 광고도 시대의 트랜드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광고는 그 시대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다. 구한말 시작된 신문 인쇄광고는 1956년 HLKZ, 1961년 KBS TV가 개국하면서 본격적인 TV광고시대로 이어지는데, 내용은 단순히 상품 정보를 나열하는 방식이었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실시되고 한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당신은 잠들어도 맥박은 뛰고 있습니다’(종근당), '아침에 이를 닦고 럭키 모닝…'하는 럭키치약, '닭이 운다 꼭끼오, 꼭 낀다고 꼭끼오, 맛을 낼 땐 닭표간장 꼭긴다고 꼭끼오' 라는 닭표간장의 광고 등 산업화 초기 밤낮없이 일하는 근로자들의 근면과 성실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70년대 새마을 운동까지 이어져 근면, 성실 등을 강조하는‘의지의 한국인 아로나민 골드’등의 메시지형 광고가 부상했다. 이 때 노래와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광고가 인기를 얻어 유행가로 회자되기도 하였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이 개최되는 80년대는 경기가 호전되고 개방화되면서 세계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화 속에 한국적 정체성을 찾는 노력이 광고에도 나타나“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조선무약, 박동진편) 등 한국적 이미지의 광고가 사랑을 받았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의식이 싹트면서 우리의 놀이문화,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사람들의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가을, 그리고 풍년-절구에 찹쌀을 찧는 시누올케의 호흡이 저렇게 잘 맞을 수가 없다. 까다롭던 시어머니의 이맛살도 펴지는 풍년 어느 날 절구질 소리. 대우전자 제공입니다” 대우전자의 라디오광고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시리즈 중「절구질 소리」편(1983년)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 광고의 가장 큰 키워드는 ‘꿈’과 ‘희망’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표현하기보다 미래지향적이면서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광고들이 주를 이루었다.
현대증권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는 국민감정을 자극하여 성공한 좋은 예이다. 광고대행사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기획2팀 한우근(韓宇根) 국장은 “위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경제가 기지개를 켜기 위해서는 심리적으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희망’이라는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업이 갈수록 많았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광고의 경향은 웰빙(Well-Being)열풍과 맥을 같이 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친환경, 몸과 마음의 건강, 삶의 여유를 강조한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빙그레 ‘매운 콩라면’은 콩기름을 100% 사용했다는 광고로 라면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고 풀무원은 ‘유기농 두부, 유기농 콩나물’을 출시함으로써 “유기농”이라는 키워드를 브랜드화 했다. 웰빙 트랜드에 따라 기존의 광고 컨셉을 변화시킨 경우도 있다. 넓고 편안함을 강조했던 e-편한세상은 2004년 ‘에코 프로젝트’를 키워드로 한 웰빙 광고를 제작했고 부광약품 아락실 ‘요갗편의 경우 치료 효과, 효능보다 현대여성의 아름다움과 날씬한 몸매를 위한 ‘장 청소용’으로 컨셉이 변화되기도 했다.

광고는 당시의 사회를 반영하기도, 사회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발전되어 왔다. 15초의 짧은 영상, 광고를 보면 사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