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편견, 상담자부터 극복 필요
동성애 편견, 상담자부터 극복 필요
  • 김민수 기자
  • 승인 2008.03.31
  • 호수 12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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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교육에 동성애 혐오태도 탐색·수정기회 강화해야
우리사회에 동성애적 코드를 다룬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2005년 「왕의 남자」가 큰 성공을 거둔 것을 비롯해 미묘한 동성애적 요소로 흥행몰이 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원더걸스’ 안소희가 등장해 화제가 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등을 보면 동성애 코드는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일반대중이 동성애 코드를 받아들이는 현상은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그만큼 너그러워졌다는 반증일까. 허진재<한국갤럽3본부> 차장의 ‘성전환과 동성애에 관한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국민정서가 아직은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전국의 만20세 이상 성인남녀 1천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66.9%)하는 의견이 찬성(16.8%)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현명호<중앙대ㆍ심리학과> 교수는 “대중이 동성애에 부정적인데도 동성애 코드 작품을 보는 이유는 그 작품의 완성도에 따른 것이지 동성애에 거부감이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동성애적 코드를 다룬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한 이유에서 동성애적 요소는 생소한 것에 흥미를 느끼는 차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서영석<건국대ㆍ교육학과> 교수팀이 전국 4개 지역 6개 대학 재학생 401명을 대상으로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학생은 종교성향이 약하고 전통적인 성역할 개념이 강할수록 동성애에 부정적이었다.
여학생의 경우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종교현상이 약하며 전통적인 성역할 개념이 강할수록 동성애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의 이해 부족과 편견은 일반인은 물론 정신건강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에게도 있다. 동성애자와 접촉한 적이 없는 상담수련생들은 높은 수준의 동성애 혐오를 보이고 동성애 기원과 이성애적 편견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며 동성애를 치료의 대상으로 지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서 교수팀은 148명(남 18, 여 130)의 상담자들을 동성애자들에 대한 척도ㆍ정서ㆍ행동 척도, 수정된 동성애태도 척도, 동성애에 대한 정서적 반응 척도, 동성애혐오 행동 척도, 사회적 바람직성 척도, 성역할 태도 척도, 종교성향 척도, 권위주의 척도, 자기구성 태도 척도 등 총 9개의 척도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기독교를 종교로 둔 상담자들이 다른 상담자들에 비해 동성애자들에 대해 더 부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으며, 동성애자들을 애해하고 지지해줄 수 있을 가능성에 가장 부정적이었다.

그들의 자녀가 남자와 여자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했을 경우에도 느끼는 반응에 차이가 있었다. 상담자로서 느끼는 분노와 죄책감이 자녀가 남자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했을 때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경력도 상담자들의 동성애를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를 만들었다. 1년~3년 미만 경력의 상담자들을 조사한 결과 1년 미만과 3년 이상에 비해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고 상담경력이 많아질수록 동성애자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커밍아웃에 대해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서양에서는 동성애와 관련된 이론적 접근과 경험적 연구들이 1970년대 이후 상담심리학계 내에서 활발히 진행돼왔다.

이와 비교한다면 우리나라 상담심리학계는 동성애 관련 연구 활동이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 국내 상담자들은 동성애 상담 경험과 동성애 관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 교수팀은 이와 관련해 “상담자들이 동성애혐오증을 갖는 주원인은 경험부족”이라며 “그들이 동성애혐오적인 태도를 탐색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담 관련 교육과 훈련과정에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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