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사를 싣지 못한 이유
우리가 기사를 싣지 못한 이유
  • 남정미 기자
  • 승인 2008.03.08
  • 호수 1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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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생협 취재후기>

기자가 지난 3일 처음 기획한 기사와 신문으로 만들어져 나온 기사를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다. 물론 신문이 완성된 지금, 처음 기획한대로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여러 이유로 기사가 변경되기도 하고 삭제되기도 했지만 따로 이유를 밝힌적은 없었다. 대부분 사소한 문제이거나 더 나은 방향을 위한 수정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기자가 처음 기획한 기사는 생협을 소개하고 우리학교는 왜 생협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 양 배움터 관계자에게 물어볼 예정이었다. 질문을 위해 생협 본부도 직접 방문하고 다른 학교 사례도 알아봤다.

고려대의 경우 총학생회에서 생협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 측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기에 혹시 우리학교도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마감을 6시간 앞두고 기자는 좌절을 맛봐야 했다
.
안산 학복위원장 김종록<공학대ㆍ전자정보시스템 01> 군은 “학생들의 힘을 모은 수익사업을 통해 더 많은 활동을 해야 하는데,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협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힘을 모은 수익사업은 필요치 않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들이 처음부터 모든 임대를 직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 하나부터 시작해 차츰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 총학생회장 권중도<공대ㆍ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03> 군은 “생협은 100% 학생 자치기구”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협은 100%학생 자치기구가 아니라 학생ㆍ교수ㆍ직원이 3주체가 돼 함께 운영해 가는 단체다.

또한 권 회장은 과거 생협에 대해 안 좋은 말을 들었다며 그 말을 상기하려 애썼다. 결국 듣진 못했지만 그 말을 상기시켜 질문에 답한다 한들 그게 무슨 소용 있나. 자신의 의견을 들으러 왔는데 말이다.

그렇게 인터뷰가 끝나고 지금 기자는 도저히 기사화 시킬 수 없는 펑크난 공간에 취재후기를 쓴다.
사실 다른 학교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 100% 만족을 주는 단체는 없다. 생협도 분명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1+1도 2가 아닌 4가 된다.

학생회 혹은 학복위 혼자 운영하는 것보다 교수ㆍ직원이 함께 하면 훨씬 더 나은 결과가 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이는 다른 학교 사례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다른 학교 생협 관계자는 학생의 대표자로서 복지와 관련된 생협을 모른다는 건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서울 내에 많은 학교들이 생협을 시행하고 있기에 다른 학교의 복지에 대해  조금만 살펴보면 금새 생협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당장 우리학교도 생협 해’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기자도 학생이기에 생협이 있는 다른 학교가 부러울 뿐이다.

기자도 학교에 불만이 있을 경우 자유게시판을 통한 혼자만의 외침이 아닌  공개적으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구조가 생겼으면 한다.

기자기 먹는 음식이 어떤 재료로 어떻게 공급되는지 투명성을 알 수 있었으면 하고 말이다. 하지만 취재를 통해 느낀 건 생협이 생길것같지 않다는 안타까운 확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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