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실 된 목소리만 내겠다
우리는 진실 된 목소리만 내겠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3.03
  • 호수 12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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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논설위원이 지난달 27일자 중앙일보 분수대 코너에 쓴 ‘거짓말 하는 능력’이란 칼럼이 도마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후보자들이 너무 정직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해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한심한 일이다. 신문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설을 쓰는 논설위원이란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이 대통령이 결정적인 실책을 하지 않는 한 상황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29일자 사설 ‘새 정부 출범 더 이상 발목 잡지 말라’에는 ‘거짓말 하는 능력’의 사회적 파장을 수습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공직을 하려는 사람이 성직자일 수는 없으며 도덕·경력·재산상 하자는 장관직 수행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면 덮어줘야 국정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찬양일색의 기사로 가득한 지면을 보고 쓴 사설이긴 한가. 지난달 24일자 5면 이 대통령 취임식 기사의 제목엔 ‘시화연풍’이란 사자성어까지 동원해 이 대통령을 칭송하고 있다. 당장 대통령이 취임하는 자리부터 나라가 태평하고 풍년이 들었다는 태평가를 부르고 있다. 이런 태도를 견지하는데 독자들이 중앙일보를 보고 진실성을 찾길 바란다면 그야말로 연목구어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이처럼 뜨거운 눈길을 보내는 신문은 비단 중앙일보만은 아니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찰 정도로 수많은 신문이 이명박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추구할 새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대가를 바라고 그러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취재지원선진화 때 부르짖던 언론의 자유가 이런 것이었나.

언론이 자본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인정한다. 조 논설위원의 말을 빌려 ‘거짓말 하는 능력’이 있어야 신문사를 꾸려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면 신문이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대상인 국민의 외면을 받고 뒤늦게 후회할 수도 있다.

우리 한양대학보는 정론직필을 표방한다. 기성 언론이 광고주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쓸 수 없는 말도 우리는 가감 없이 지면에 실을 것이다. 프로 기자들의 유려한 기사작성능력과 편집능력에 비하면 다소 투박해 보일 수 있지만 진실성만은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기사를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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