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 당연히 폐지돼야
사형제도, 당연히 폐지돼야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12.30
  • 호수 1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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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나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영화 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중 완소남 강동원이 살인범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이나영과 눈물의 이별을 한다. 그 장면을 보면서 ‘왜 사형제도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왜, 누가 강동원을 죽이는 것인가’를 생각하며 함께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제 이 문제는 단순히 영화 속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사형제도의 존폐에 관련된 문제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2007년 12월 30일을 맞이하여 10년간 사형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되게 됐다.

사실 어찌 보면 사형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대단히 큰 모순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을 죽인 사람을 죽이는 제도’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보면 사형이라는 것은 ‘그저 저 사람이 사람을 죽였고, 큰 죄를 지었으니까 똑같은 방식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식의 단순한 보복ㆍ복수의 의미가 강하다.

좀 더 생각해보자. 과연 강제적으로 어떤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권리가 누구에게 주어질 수 있는 것일까. 또한 권리가 주어진다 해도 그것을 판단하는 사람의 결정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의문이 풀리질 않는다.

또한 1960-70년대 독재정권 하에서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이루어졌던 정치적 목적에서의 억울한 사형제도 집행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사람의 생명은 돌이킬 수없는 것이지 않던가. 결국 이런 모순으로 가득한 사형과 같은 제도로는 이것이 처음 의도했던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없다 생각한다. 결국 사형은 사회질서 확립이나 흉악범 일소 등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구시대적인 제도라 생각한다.

우연한 기회에 텔레비전에서 살인범 유영철에 의해 가족 3명이 희생되었다는 피해자 가족 중 한 분의 모습을 보았다. 이 분은 자기 가족을 살해한 유영철을 용서하고 사형제도 폐지 운동의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고 계신다. 그분의 모습을 보면서 물론 용서라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사형제도와 같은 극단적인 제도적 장치로 범죄를 다루고 처벌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이해하고, 이를 통해 충분한 반성을 통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하고, 진정한 마음을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의미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분명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사형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우리사회 내의 의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법적인 측면에서도 실제적으로 사형제도가 폐지되길 바란다. 

 장지은<사회대ㆍ사회과학부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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