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을 쌓아서 희망을 찾자
내공을 쌓아서 희망을 찾자
  • 취재부
  • 승인 2005.10.02
  • 호수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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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정대철 <사회대·신문방송학과> 교수

취업시즌이 돼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대부분이 탐색을 하거나 소리 없이 입사설명회니, 인터넷을 뒤지면서 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학기가 시작하면서 4학년에게 ‘나’라는 제목으로 대학생활과 진로에 대한 내용을 편안하게 기술하도록 했다. 그 가운데서 읽을 수 있는 심정을 추려보면, 후회어린 반성과 뿌듯한 성과가 있었다는 것으로 나눠진다. 후회하는 것은 취업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이고, 삶에 대한 경험으로서 인간적 성장을 성과로 들고 있다. 

반성하는 내용가운데 우리 대학에 입학한 것은 곧 “앞날을 보장 받았다”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글과 입학의 즐거움을 누리다 보니 그 기분이 연장돼 준비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는 글도 있었다. 또 대학을 아직도 자유와 낭만의 터전으로 인식했던 학생도 있고, 심지어는 대학생이 지존이나 되는 것으로 오해를 했던 과대망상 같은 착각을 반성하는 글도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이들에게 이런 생각을 갖게 한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다.        

첫째는 교수가 학생들에게 주는 자극이 부족했다는 것으로 출발점을 찾아야겠다. 즐거운 교육, 재미있는 강의를 지향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이상형이다. 교수가 교육에 열을 올리면, 그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 결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런 결과가 교육의 변질을 초래하고 우월주의나 과대망상으로 유도할 수 있겠다는 유추도 가능 할 것이다.

둘째는 학생들이 기대하는 교육이나 자세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 수업에 열심인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수업분위기를 헤치는 학생들이 있다는 점이다. 과목선택의 동기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전공이나, 진로에 연관된 커다란 그림에서 채워져야 할 수강과목이 호기심이나, 다른 뜻으로 선택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양 강의로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보는데, 다른 학과의 과목을 상식 수준으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 학과의 기본이 되는 과목을 이수한 후에 다음단계의 과목을 선택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 입학하면서 4년간의 계획이 그림으로 그려져야 하고, 대학에서 혹은 밖에서 내공의 대상을 선택하고 쌓아야 하는데, 길잡이의 능력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관련된 자격증이나, 지식을 갖추는 일이 그림에 들어 있어야 한다.

셋째는 제도적인 보완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정책이나 제도가 한쪽의 이익이나 혜택을 우선하는 것은 좋은 정책일 수가 없다. 관계되는 요소들이 공동으로 이익이나 혜택이 누릴 수 있어야 되는데, 자칫 한쪽의 효율성만을 위한 정책은 교육적 의미를 퇴색케 한다는 점이다. 평가제도의 부정적인 측면을 과감히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학생이 하는 강의평가가 그 중에 하나이다. 학생 수가 많은 경우와 적은 경우의 평가가 동일하게 취급되어지는 편의적 평가가 부당하게 남용되는 예이다. 교수와 학생들은 서로 불만을 갖게 된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인성과 지식을 넓히는데, 기우려할 노력은 끝없는 긴장이고 과제이다. 입학했을 때의 자신감과 포부를 살려내는 일은 우리 공동의 책임이고 공동의 희망이기 때문에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다같이 내공을 쌓아가는 일은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고 우리의 자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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