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의도 왜곡가능, 각각의 특징 살려야
작가의 의도 왜곡가능, 각각의 특징 살려야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10.07
  • 호수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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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외국영화 할 것 없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제작이 대세다. 아무래도 소설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스토리 라인이 튼튼하고, 이미 독자들에게 인지도가 있어 관객이 어느 정도 확보 된다는 강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소설의 영화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소설은 인쇄매체이다보니 영화보다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 그리고 같은 내용을 읽더 라도 묘사돼있는 장면이나 주인공에 대한 사람마다 각기 다른 상상을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소설을 영화화 하게 되면 제작자가 만든 영상을 접하는 관객의 상상력이 소설을 읽을 때에 비해 떨어진다. 또한, 시간의 제약에 따라 많은 내용이 빠지게 돼 인물간의 감정변화나 사건의 개연성 등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영화화한 경우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만 본 관객들이 심심치 않게 “생뚱맞다”, “갑자기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물론 다소 빠지는 부분이 있어도 영화를 통해 원작에 대한 관심을 높여 원작을 읽게 됨으로써 소설과 영화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먼저 접하는 관객의 경우 개연성의 부족이나 인물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작품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는 원작에 대한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통해 원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갖게 되는 원인이 된다.

「태백산맥」, 「남자의 향기」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원작을 접한 뒤 영화를 본 관객의 경우에도 시간 제약에 따른 장면의 생략 및 축약으로 인해 감동이 약화돼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의 영화화에 있어서 시간의 제약에 따라 장면을 생략하거나 압축하는 것은 어쩔 수 없긴 하다. 하지만 인물들이 만나는 장소나 그 과정에 변화가 있는 경우에는 원작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원작 작가의 의도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더러 원작을 바탕으로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혀 다른 이야기도 아니게 돼 원작에 대한 팬들이나 작가에게 실례를 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위해 소설을 영화화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의도이다. 그러나 영화와 소설은 다른 매체인 만큼 각각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작가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는 선을 지키면서 인물간의 관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건간의 이어짐이 어색하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채해원<언정대·신문방송학과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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